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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반도체 쇼티지 점검]어보브반도체, 투자 관계사 IP 자양분 '나홀로 성장'②최원 대표 주도 지분 투자 활발, 화인칩스 외 대부분 순손실 발생

조영갑 기자공개 2021-04-15 07:40:24

[편집자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수요예측 실패와 글로벌 시장 내 부족 현상으로 물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 역시 비상등을 켜면서 팹리스 등 반도체 개발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직은 센서칩 위주로 편중돼 있지만, MCU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2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보브반도체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지면서 그간 최원 대표가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벤처 등을 대상으로 이어온 투자가 재차 조명받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후 유망한 설계자산(IP) 홀더 팹리스를 효율적으로 인수했던 최 대표의 안목이 차량용 MCU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어보브반도체가 가전용 MCU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지분 투자를 받은 관계사는 여전히 순손실 구조를 벗어나지 못해 눈길이 쏠린다. 이에 기술 심화 과정에서 MCU 설계 등을 협업한 관계사와의 동반성장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보브반도체의 모태는 1996년 설립된 그린칩스다. LG반도체 MCU 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은 최 대표는 LG를 나와 반도체 설계 팹리스 그린칩스를 설립하면서 MCU 사업의 지반을 다졌다. 이후 그린칩스에서 발생한 재원을 토대로 매그나칩반도체의 AP(어플리케이션) 사업부를 인수하고, 2006년 어보브반도체를 설립했다.

어보브반도체의 설립으로 단기간에 가전용 MCU 설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최 대표는 이후 타법인 투자에 적극 나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어보브반도체 기업집단은 중국 소재 종속회사 ABOV HK를 비롯해 9개의 관계사로 보유하고 있다. 상당수가 반도체 설계 및 개발을 영위하는 팹리스로 구성돼 소위 '팹리스 소왕국'이란 평가도 받는다.

대표적으로 2006년 중국 MCU 영업을 위해 ABOV HK를 설립한 데 이어 2009년 팹리스 화인칩스의 지분 29.46%(23억원), 2014년 팹리스 다빈칩스의 지분 43.48%(26억원), 2018년 팹리스 오토실리콘의 지분 50%(10억원), 2019년 관악아날로그테크놀러지 지분 20%(12억원)를 확보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엔 팹리스 스카이칩스의 지분 17.89%를 16억원에 인수하면서 관계사 리스트를 추가했다. 지난해 말 타법인 출자지분의 장부가액은 약 80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 대표는 어보브반도체 설립 이후 자체 MCU 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유망한 SoC(시스템온칩) 설계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팹리스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MCU 설계자산을 다변화해왔다"고 말했다.

예컨대 2009년 지분 인수한 화인칩스의 경우 삼성전자 출신의 SoC 개발 인력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벤처로 어보브반도체 설립 초기 MCU 개발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수한 다빈칩스 역시 16bit Sigma-Delta ADC 및 8-bit MCU 등 IP에서부터 3D Touch Sense MCU 등의 유망 기술을 보유한 벤처로 어보브반도체와 협업을 지속해왔다.

다양한 팹리스 벤처 향 투자와 협업강화로 어보브반도체는 사업 초기 가전제품용 리모컨 MCU 개발을 시작으로 2012년 전자레인지 등 소형가전용 MCU, 2014년 터치센서, 조도센서 등의 시장으로 순차적으로 기술을 심화해왔다. 지분투자 시기와 기술심화의 시기가 대략적으로 일치한다. 신규 시장진출에 맞춰 적재적소의 투자를 진행했다는 방증이다.

이후 어보브반도체는 모바일용 그립센서 및 모터 MCU 등으로 진출한 데 이어 최근 자동차용 모빌리티 MCU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 15% 수준에 이르는 R&D 투자와 설립 이후 지속적인 관련 벤처투자 및 협업을 통해 2006년 당시 글로벌 가전용 MCU 시장 점유율 16위에서 지난해 4위권으로 도약했다.

이제 업계의 이목은 지난 2018년 투자한 오토실리콘으로 쏠리고 있다. 오토실리콘은 팹리스 분야에서 자웅을 겨루는 텔레칩스와 어보브반도체가 공동 출자(JV)해 설립한 벤처회사다. 전기차용 MCU 및 SW 설계를 주사업으로 영위한다. 어보브반도체와 텔레칩스가 10억원 씩 출자해 각각 40만주를 확보했으나 지난해 텔레칩스가 5만6000주(7%) 가량을 매각, 어보브반도체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오토실리콘을 중심으로 향후 전기차용 MCU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지분 투자한 관계사의 수익성이다. 어보브반도체의 수익성은 갈수록 견조해지는 반면 관계사의 수익성은 여전히 정체 상태인 탓이다. 어보브반도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MCU 설계자산 협업을 넘어 동반성장하는 구조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화인칩스를 제외한 나머지 팹리스는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스카이칩스 6억원, 오토실리콘 6억원, 다빈칩스 3억원, 관악아날로그테크놀러지 2억원 순이다. 반면 어보브반도체는 지난해 매출액 1441억원, 영업이익 176억원, 당기순이익 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어보브반도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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