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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대환대출 플랫폼 등장에…2금융권 양극화 우려은행 갈아타기 '한계'…금리 경쟁력 갖춘 대형사 '쏠림 현상' 전망

이장준 기자공개 2021-04-14 07:32:3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주도로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2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완전 경쟁 시장이 열리면서 은행으로 고객이 몰려 카드·캐피탈·저축은행 업권이 고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고객군이 다른 데다 중저신용자를 흡수하면 익스포져도 커지는 만큼 대환에 한계가 있다. 문제는 2금융권 내 양극화 심화다. 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한 하우스가 하위권 고객을 가져오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 대환 플랫폼 구축, '2→1금융' 대거 이탈 쉽지 않아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각 업권별 협회와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논의에 돌입했다. 이르면 오는 8월 금융권을 아우르는 대환 플랫폼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대부업법·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되면서 오는 7월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는 20%로 인하돼 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최고금리 인하의 부작용으로 중저신용자가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며 불법 사금융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국은 이자경감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제시했다.

정책서민금융 공급체계를 개편해 햇살론17 금리를 인하하고 20% 금리를 초과하는 대출의 대환상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범정부 대응 TF를 구축해 불법사금융 근절 조치를 지속하는 한편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은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고객이 일일이 금리를 따져 금융사를 방문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비대면으로 손쉽게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이 시행되는 8월 4일 이후 플랫폼이 출범할 것으로 점쳐진다.

*출처=금융위원회

구체적인 형태가 나온 건 아니지만 2금융권에서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은행으로 대출 고객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새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손쉽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들이 1금융권으로 건너가면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쪼그라들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대환이 이뤄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이용 고객의 신용도가 다르다. 통상 은행은 옛 신용등급 기준으로 1~4등급 고객을 주로 취급한다. 여전사는 5~7등급 고객이 주요 타깃으로 고객군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 일부 경계에 놓인 고객 이탈은 불가피해도 절대적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중저신용자를 흡수하는 데 부담이 작지 않다. 위험가중자산(RWA)이 많이 늘어 자본비율이 떨어지고 대손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 대출 확대를 더 깐깐하게 보는 점도 한몫한다.

◇업권 내 '출혈경쟁' 격화, 중소형사 부담 가중

대신 2금융권 내에서는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리 경쟁력을 갖춘 대형 여전사나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을 발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대형사는 '박리다매'로 이윤을 남길 수 있지만 중소형사엔 요원한 일이다. 최고금리 인하에 경쟁사의 금리 인하 정책으로 중소형사는 부담이 가중됐다.

나아가 카드사와 대형 캐피탈사 및 저축은행 간 금리 출혈 경쟁도 심화할 전망이다. 고객군이 겹쳐 이미 이들 업체 사이에서 대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덩치가 있는 캐피탈사들이 종전보다 대출금리를 1~2% 낮추며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은행권에서 가계부채가 막히면서 풍선효과를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취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고객이 저축은행 중금리 상품으로 대환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리와 한도가 유사한 만큼 자체적으로 중금리대출을 소화할 수 있는 저축은행과 여전사 간 경쟁이 심화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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