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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반도체 쇼티지 점검]칩스앤미디어, 1년 전 무상증자 '신의 한 수'된 사연②1000만주로 주식수 확대, 유통량 증가…리레이팅 모멘텀 평가

조영갑 기자공개 2021-04-19 08:41:02

[편집자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수요예측 실패와 글로벌 시장 내 부족 현상으로 물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 역시 비상등을 켜면서 팹리스 등 반도체 개발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직은 센서칩 위주로 편중돼 있지만, MCU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의 부족과 관련, 국내 반도체 설계 팹리스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칩스앤미디어가 1년 전 단행한 무상증자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당시에 대주주(텔레칩스)의 편익만 고려했다고 비판받았지만, 최근 칩스앤미디어의 리레이팅(주가 재조정)의 결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재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칩스앤미디어는 지난해 4월 보통주 1주당 0.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발행주식총수는 741만5627주에서 964만315주로 늘었다. 이는 4년 만에 꺼내든 무상증자 카드다. 앞서 칩스앤미디어는 2015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듬해 1월 주주배정 100% 규모의 무상증자를 하면서 유통주식량을 두 배로 늘렸다.

칩스앤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시스템 반도체 섹터의 대장주 중 하나로 꼽히는 텔레칩스다. 텔레칩스는 2009년 IP 설계 협업 및 투자목적으로 칩스앤미디어의 지분 34.50%를 137억원가량에 인수했다. 이후 2016년 무상증자 외에 특별한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 없이 256만주를 보유하면서 동일한 지분율을 유지했다. 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될 요인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무상증자로 보유 주식 수만 크게 늘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칩스앤미디어를 비롯해 설계자산(IP) 개발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의 경우 설계자가 곧 자산"이라며 "IP 영업에 소요되는 영업조직 등의 재원을 제외하면 주요 제품에 투입되는 원재료가 없기 때문에 유상증자나 메자닌 투자유치를 통한 케파(CAPA) 확대가 사실상 필요없다"고 말했다.

실제 칩스앤미디어의 매출원가는 매해 '0원'으로 기재됐다. IP 생산에 들어가는 재원이 없어 매출액 자체가 영업이익이라는 의미다. 대신 개발에 소요되는 인건비, 영업비 등의 판매관리비를 영업비용 계정에 넣어 손익을 계산한다. 지난해 매출액 154억원, 매출원가 0원, 영업비용 1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4억원이다.

이런 생산구조 덕분에 칩스앤미디어는 제조업 섹터에서 증산하거나 운영비용이 추가로 필요할 때 택하는 유상증자, 메자닌 발행 등의 재무활동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금융부채 역시 미미한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1억원가량의 기타유동부채만 있다. 부채비율은 22%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익잉여금은 153억원으로 매해 늘고 있다.

이런 구조적 장점이 주식 유통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무상증자'를 택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텔레칩스는 향후 대규모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두고, 지분율 희석이 수반되지 않는 방식으로 주식 유통량을 크게 늘리고자 했다"면서 "가장 손쉽게 택할 방법이 무상증자"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향후 기업가치의 재평가(리레이팅)를 노린 포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시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파운드리 1위를 목표로 2030년까지 15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칩스앤미디어는 삼성전자의 SoC(시스템온칩) 설계 파운드리 협의체인 ‘SAFE포럼’의 구성원이다.

다만 칩스앤미디어가 무상증자를 단행하고, 5개월가량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했다. 등락은 있었지만, 증자 2개월 뒤인 6월 8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9월까지 8000~9000원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형국이었다. 북미권 주요 고객사 향 IP 프로젝트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지부진해지면서 무상증자의 모멘텀 역시 약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공급부족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유통량이 폭증, 주가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9월 말을 기점으로 칩스앤미디어의 주가는 9000원대에서 1만2400원대로 뛰면서 지속적으로 우상향 행보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미래차 관련 협력을 강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직후다.

평균 20만~30만주에 불과하던 거래량도 무상증자 이후 기관투자자가 대거 참여하면서 1440만주까지 치솟았다. 이후 올해 초를 기점으로 재차 거래량이 폭증, 칩스앤미디어의 현재 주가(12일 종가)는 1만6700원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국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이 텔레칩스와 칩스앤미디어"라면서 "결과적으로 지난해 무상증자로 유통량을 일정 부분 늘려놓은 것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띄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칩스앤미디어의 시가총액은 무상증자 당시 840억원 수준에서 1615억원으로 뛰었다. 대주주 텔레칩스의 지분가치 역시 같은 기간 약 204억원에서 428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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