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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200억 누적 적자' 쏠리드, 주주 호응 얻을까①5G 투자 지연·A/S 비용 악재, 실망감 고조 "장비투자 정상화 기대"

박창현 기자공개 2021-04-15 09:01:44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4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G 수혜를 꿈꿨던 '쏠리드'의 장밋빛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매출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줄었고, 영업손익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2년간 누적된 적자 규모만 200억 원이 넘는다. 코로나19 여파로 5G 투자가 지연된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A/S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적자폭을 키웠다.

결국 쏠리드는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해 주주들에게 손은 벌리기로 결정했다. 올해 5G 장비 투자가 정상화되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며 주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 전문기업 쏠리드는 이달 초 54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당장 이달 중 1차 발행가액이 결정된다. 두 달 뒤에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 짓고,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 30일이다.

쏠리드는 대표적인 5G 수혜주로 꼽힌다. 주력 제품인 무선 통신 중계기(DAS)가 5G 커버리지를 넓히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빌딩과 사무실, 지하상가, 지하철 등에 설치돼 기지국과 단말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2019년을 기점으로 5G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낙수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돌발악재가 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예상됐던 5G 장비 투자가 지연되자 실적도 크게 꺾였다. 해외 시장의 경우 5G 투자 준비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존 4G DAS 장비 수요가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쏠리드 매출은 1728억 원에 그쳤다. 전년도와 비교해 25%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각종 판매 관리비 부담은 오히려 커지면서 적자폭은 확대됐다. 작년 한 해에만 169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판매 관리비와 연구개발비 증가 탓이다. 먼저 판매 관리비(개별 기준)가 1년 만에 260억 원에서 32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해외 사업장에서 제품 A/S로 66억 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5G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비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00억 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과실을 따 먹어야 할 시기에 비용 부담만 가중되면서 최근 2년간 2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쌓였다. 이에 쏠리드는 재무구조 개선과 운전자금 확보 목적으로 주주들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자금 조달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주주들의 실망감이 큰 상황에서 쏠리드가 얼마나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이번 유증 거래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쏠리드는 그동안 코로나19 이슈와 기지국 집중 투자로 인해 지연된 장비 투자가 올해부터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대로만 투자가 진행되면 수익성 개선도 문제없다는 게 쏠리드 측 주장이다.
쏠리드 관계자는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원자재 수급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자금 조달에 나섰다"며 "5G 사이클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자금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되풀이되는 장밋빛 전망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주가가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유증 발표 다음날인 이달 6일에 주가는 15%나 빠졌다. 이후에도 약보합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7500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연초와 비교하면 이미 30% 이상 차이가 난다.

이달 21일에는 1차 유증 발행가액이 확정된다. 1차 발행가액은 유증 조달 금액의 최대치를 결정짓는 지표다. 두 달여 뒤 나오는 2차 발행가액이 더 높게 산정되더라도 둘 중 더 낮은 금액으로 최종 발행가액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쏠리드의 IR 역량과 미래 비전 등이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며 "1차 발행 가액이 낮으면 자금 조달 전략 또한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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