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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스틸 금형' 강자 서진산업, 전기차부품사 전환모색전방산업 변화에 선제 대응…배터리 케이스 시장 눈독

노아름 기자공개 2021-05-07 08:09:3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6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부품사 서진산업이 전기차용 배터리 하우징(케이스) 신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을 모색한다. 전방산업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진산업의 매출은 전년대비 4% 감소한 689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5.7% 감소한 191억원을 나타냈다. 서진산업은 2018년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이하 뉴레이크)로부터 투자받은 이후 매해 실적이 개선됐으나 지난해 처음 외형과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서진산업은 1966년 설립된 자동차부품 제조사로 현대차그룹에 차체부품, 데크, 샤시프레임, 차륜 등을 납품해왔다. 양산차종 부품을 다양화해 개발차종 판매량에 따른 실적변동이 크진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매출의 약 40%가 수출차종에서 나오는 구조 탓에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인한 완성차업체의 해외 수출감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실적 성장세가 꺾이긴 했지만 서진산업은 한편으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케이스분야 진출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기존 내연차 차체부품 생산에 주력해왔던 것과는 달리 효율적 공정방식을 도입해 안전성과 주행효율성을 높인 배터리 케이스를 개발하고 양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FI 유치 이후 재무구조 개선…실적은 뒷걸음질

서진산업은 성장금융 구조혁신펀드의 첫 번째 투자기업이다. 2018년 뉴레이크는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300억원을 출자받아 총 600억원의 펀드를 결성, 서진산업 우선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후행투자에 나선 결과 세코그룹 계열 에스제이홀딩스(62.5%)에 이어 뉴레이크가 서진산업의 2대주주(37.5%)에 올라있다.

서진산업 투자 매력도는 뚜렷했다. 현대차그룹 1차 협력사로 오랜 거래관계를 유지해 사업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공장 인근에 서진산업 자체공장을 두고 모델교체 혹은 신규차종 수요를 흡수했다. 2015년에는 현대모비스로부터 상용차 데크와 차륜 제조사업을 양수해오면서 성장 모멘텀을 맞이하기도 했다. 당시 5000억원대였던 서진산업 연매출은 2018년 70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로 주목받았다.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조달한 자금 일부는 재무구조 안정화에 쓰였다. 설비투자로 인해 서진산업은 2017년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했다. 만기도래한 채권을 상환하고 매출채권담보차입 등을 일으켜 재무전략에 변화를 꾀했다. 서진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연말 연결기준 318.5%로 낮아진 상태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코로나19 타격과 전기차 시대의 도래로 인해 사업재편 필요성은 날로 커지는 상황이었다.

◇전기차시대 경쟁력 약화 우려…신사업 필요성 높아져

서진산업이 강점을 지닌 분야는 철(스틸) 성형기술이다. 서진산업은 한 금형 내에서 여러개의 블랭크를 동시에 성형하는 일체복합성형 제조기술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순간적인 고압 비활성가스를 가해 원하는 형상을 얻는 핫블로포밍(HBF) 기술, 마찰열을 이용해 두 소재를 접합하는 마찰교반용접기술(FSW) 등을 갖춰 기술력이 탁월하다.

이는 서진산업이 자동차 차체 프레임이나 1톤·덤프트럭의 데크 등 부품 납품·제조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다만 전기차 시대 전환이 본격화된다면 기존 서진산업의 입지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완성차업체 협력사의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는 3만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지만 전기자동차는 1만8900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차 부품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 게다가 가볍고 내구성이 우수한 전기차용 부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철이 아닌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성형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업체 및 벤더사는 전기차 전환을 앞두고 구조조정 등 사업재편 물밑작업을 시작했다.

◇이종접합 기술력 보유…안전성 확보 시도 이어질 듯

서진산업은 오는 2025년까지 안전성과 주행효율성을 높인 전기차용 배터리 케이스를 개발하고 양산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사업재편을 승인받고 세제 및 금융지원 등을 받게 됐다.

전기차는 주행거리 연장 등 성능향상을 위해 대부분의 부품이 알루미늄 등으로 제조되는데, 배터리 시스템을 보호하는 하우징(케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대형 조립부품인데다가 외부 충격이나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성도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요구된다.

차량 하부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를 도로면의 날카로운 이물질이나 우천시 수분 침투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여러 소재가 혼합된다. 예컨대 배터리 케이스를 만들 때 유리섬유강화 복합소재에 철(스틸) 플레이트를 삽입하는 구조를 적용하는 등 강성과 방수기능 확보 노력이 이어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진산업이 기존에 보유하던 마찰교반용접기술(FSW) 기법 등을 활용해 효율적 공정방식을 찾아갈 것으로 내다본다. 마찰교반용접은 마찰열을 이용해 두 소재를 접합하는 기술을 뜻하는데 서진산업은 이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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