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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은 'G'를 잡을 수 있을까 [thebell note]

류정현 기자공개 2021-06-15 07:50:3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4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배구조(G)입니다. 이것에 접근하지 않으면 진정한 ESG는 달성하지 못할 겁니다. 나무만 심는다고 ESG경영은 아니니까요.”

저축은행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저축은행의 ESG를 두고 이렇게들 말했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에 대한 투자는 과거에도 해왔고 앞으로 접근하기도 쉽지만 지배구조(G)는 아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저축은행 업계도 최근 ESG에 대한 스터디에 착수했고 관련 움직임도 조금씩 보이고는 있다. 그런데 환경과 사회를 위한 활동 일색이다. 업무 과정에 친환경 제품을 도입하거나 그간 해오던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사업을 확대하는 정도다.

소수의 대주주가 소유하고 경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저축은행이 비상장 형태로 소유의 분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외부 감시기능이 상장사에 비해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지배구조를 일반에 공개하면 필경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의 지배구조는 과거에도 중요한 이슈였다. 10년 전 발생했던 저축은행 사태가 불투명했던 지배구조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저축은행 사태를 일으킨 표면적인 트리거는 부동산 경기 침체다.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커가던 저축은행이 하나둘 무너졌고 뱅크런이 잇달았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면 결국에는 취약한 지배구조가 화를 불러들였다는 중론이다. 불법대출과 회계조작 등 대주주의 비위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후 우리 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지만 지배구조는 여전히 저축은행 업계의 '아킬레스건'인 듯하다. 업계 관계자들도 지배구조만큼은 아직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저축은행에 ESG가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뜨거워도 가야 할 길은 가야 한다. 부르는 용어만 달라졌을 뿐 기업은 투명해야 한다는 기조는 과거부터 지속해오고 있다. 언젠가 저축은행에 대한 이야기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테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제 막 ESG 스터디를 시작했다. 개별 하우스 간에 속도 차이는 있지만 어찌 됐든 다들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환경(E)과 사회(S) 분야의 실력은 의심치 않는다. 과연 저축은행 업계는 이번 기회로 지배구조(G)까지 개선해낼 수 있을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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