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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후 사무실 복귀 시나리오 [WM라운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공개 2021-07-02 10:39:34
사무실을 둘러보면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띈다. 1년 넘게 순환근무제를 시행하다보니 꽉 찬 사무실을 본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작년 이맘 때엔 상당수 기업들이 전면 또는 부분적 재택근무를 도입해 기업 활동을 유지했고 올해 들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무실로 복귀했다.

출퇴근 시간에 현저하게 늘어난 차량들로 다시 교통체증을 겪고 있고 기업 밀집 지역에서는 점심 시간에 식당 앞의 긴 줄이 돌아왔다. 그러나 IT업계나 외국계 금융사의 경우 여전히 전면 재택근무를 유지하거나 일주일에 하루만 출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주 만난 한 외국 금융사 임원의 경우 1년 반째 재택근무 중으로 신입사원 얼굴을 한번밖에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럼 실제로 기업들의 오피스 사용면적은 줄었을까?

외국의 경우 백신접종률이 오피스 수요 증감과 예측에 주요 변수로 등장한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국의 백신접종률은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30% 미만)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1년 반 동안 전면적 봉쇄 없이 제한적 활동을 이어왔다. 따라서 팬데믹 발생 직후 오피스 수요 감소가 나타난 외국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업종에 따라 면적을 줄인 기업이 있지만 대형 오피스(연면적 3만 제곱미터 이상) 시장의 경우 오피스 점유 면적이 지난 1년 반(지난 6월 말 기준) 동안 오히려 10% 정도 증가했다.

점유 면적을 줄인 기업과 늘인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업종별로 희비가 나눠진다. 우선 해외 국가나 도시의 관광청, 여행사 등 서비스업, 소형 자산운용사, 그리고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국내 건설사의 태스크포스팀 등이 면적을 축소했다.

반면 바이오 기업, 플랫폼 회사, 게임 업체 등은 면적을 오히려 넓혔다. 작년과 올해 기업실적이 크게 성장한 카카오,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 당근마켓,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등과 이베이 인수전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이마트, 카카오와 합병이 알려진 온라인 패션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 등이 대표적이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기 전까지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던 미국에서는 재택근무 시행으로 플랫폼, 게임, 인터넷 기업들이 오피스 수요 감소에 기여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들 기업이 오히려 오피스 면적을 키웠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향후에도 오피스 수요는 계속 증가하게 될까? 단순히 증감을 예측하기에 앞서 이번 팬데믹을 겪으며 어떤 형태의 오피스가 일하는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소속감을 주면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였는지 고려해야 한다.

팬데믹 내내 전면적 재택근무를 했던 구글이나 애플의 경우 오는 9월 1일부터 임직원이 회사로 복귀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 주의 3일만 회사에 나가고 2일은 재택근무를 유지할 예정이다. 구글은 6:2:2의 원칙을 정해 전직원의 60%는 기존 회사로 출근하고 20%는 지역을 옮겨도 좋으며 나머지 20%는 재택근무를 하게끔 한다. 페이스북은 직원들에게 원격근무 수요를 조사해 사무실로 복귀하려는 직원들 위주로 최소 절반만 사무실에서 보내는 방식을 권고했다고 한다.

확실히 '회사'와 '직장', '집'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 다만 어디에서 근무하든지 회사와 임직원 모두 바뀐 환경에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가 화두가 됐다. 이런 측면에서 유연함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바람직한 근무 형태로 2021년까지는 '하이브리드 재택'을 꼽았다. 즉 집과 오피스, 그리고 그 사이 위성 오피스 중 한 곳을 유연하게 선택해 일하게 되는 모습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SK텔레콤, 한화ICT, 롯데쇼핑과 같은 기업들은 이미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오라클이 시행한 서베이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보다 오피스 근무를 선호한다는 답변이 월등하게 높게 나왔다. 반면에 완전재택근무제를 지속하겠다는 네이버 라인플러스나 부동산정보업체 직방과 같은 기업도 나타났고 이런 기업이 늘어나면 오피스 수요 감소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재택근무보다 오피스 근무 선호가 높게 나타나고 사람들의 정서나 선호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재택이 당분간 지속돼도 장기적 오피스 수요는 감소보다는 증가쪽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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