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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D코퍼에 580억 투자한 FI, 원금회수 가능할까 코로나19로 손실 심화…사업 존속 위해 추가 투자 필요

이경주 기자공개 2021-07-15 08:18:1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4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TD코퍼레이션은 코로나19로 실적과 재무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추진 중이던 IPO(기업공개)가 불투명해졌다. 6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댄 재무적투자자(FI)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원금회수가 어려워진 것은 물론, 발행사 존속을 위해 추가로 자금을 쏟아야 할 상황으로 평가된다.

◇네오플럭스·한국증권·IS동서 등 RCPS 580억 매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OTD코퍼레이션은 다수의 FI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벤처캐피탈(VC)인 네오플럭스가 우선주 19.06%를 보유한 2대주주다. 한국투자증권은 보통주 5.47%, 아이에스동서는 우선주 5.09%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 21%와 우선주 17.63%를 보유하고 있는 기타주주들도 외부투자자로 추정된다.


최대주주인 손창현 사장(지분율 21.44%)과 특수관계자인 사공훈 상무(9.95%) 지분율은 총 31.39%에 그친다. 나머지 68.61%를 FI나 기타주주들이 들고 있다. 그만큼 유치한 투자자가 많다.

숫자로 확인되는 투자금액만 580억원이다. OTD코퍼레이션은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2017년~2018년 사이 14회에 걸쳐 총 570억원 어치 발행했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갖는 동시에 갖는 종류주식(보통주와 다른 주식)이다.


14회차 모두 일부 조건은 동일하다. 만기(존속기간)가 발행일로부터 10년이다. 채권자는 존속기간 내에 언제든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비율 1대 1)할 수 있다. 10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보통주로 전환된다. 전환가액과 상환청구가능 기간은 회차별로 차이가 있다.

2017년 12월에 발행한 1회~5회차는 총 80억원 규모다. 전환가액이 335만(1~4회)~349만원(5회)이고 상환청구가능 기간이 발행일로부터 3년 뒤다. 현재 3년 반이 지났기 때문에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시 연복리 8%의 이자를 원금에 합산해 받을 수 있다.

2018년 4월~7월 발행한 7~14회차는 규모가 총 490억원이다. 전환가액은 약 659만원으로 동일하고, 상환청구가능 기간은 발행일로부터 5년 뒤다. 2023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청구를 할 수 있다. 이자는 9~10회차만 연복리 8%이고, 나머지는 6%다.

이외 2018년 3월 발행한 1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가 있다. 상환권은 없고 전환권 청구만 가능한 우선주다.

◇추가 자금수혈 필요, 사업유지만으로 50억 소요

그런데 IPO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FI들은 투자금 회수가 툴투명 해졌다. 오히려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 발행사 존속이 힘든 수준이다. 크게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현금창출이 안되기 때문에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가 필요하고 △금융권 차입에 대한 만기 연장이 안 될 경우 상환대금이 필요하다.

OTD코퍼레이션은 건물 리테일 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을 한다. 건물주로부터 건물 하층부를 장기임대한 후 리모델링을 통해 경쟁력 있게 재구성하는 것이 강점이다. 시설엔 독자 개발한 프랜차이즈나 숨은 맛집을 발굴해 배치한다.

핵심 비용은 건물주에게 지불하는 임차료와 건물관리비용이다. 핵심 수익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프랜차이즈 매출이나 전대한 맛집으로부터 받는 임차료다. 그런데 설립 이후로 수익이 비용을 한 번도 넘어선 적이 없어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가파른 성장속도 덕이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경우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건물 상권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 같은 희망이 사라졌다.

OTD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278억원에 영업손실 1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343억원)은 18.8% 줄었고, 영업손실(113억원)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건물주에 지불해야 할 임대료 등을 합한 영업비용이 387억원으로 매출(278억원)을 110억원 가량 상회한 탓이다.


리모델링에 따른 감가상각비를 제외해도 적자다. 지난해 감가상각비는 55억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51억원이다. 사업을 통해 현금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구조다. 실제 발행사는 지난해 감사보고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마이너스 49억원으로 기재했다.

올해도 하반기들어 델타 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탓에 OTD코퍼레이션은 지난해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사업유지를 위해 50억원 가량의 운영비를 필요로 할 수 있다.

◇단기차입금 150억, 미수금도 100억 규모

더불어 OTD코퍼레이션은 채무상환에 대한 압박도 받고 있다. 적자지속으로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돼 금융권 차환이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OTD코퍼레이션은 부채비율이 2019년 말 177.9%에서 지난해 말 819.3%로 641.4%포인트 급등했다. 지난해 가치가 떨어진 리테일 시설을 손상차손 처리하면서 당기순손실이 347억원 규모로 크게 불어난 여파다.

OTD코퍼레이션은 1년 내에 갚아야 할 단기성차입금이 지난해 말 기준 155억원이다. 전체 총차입금(156억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올해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올 수 있는 채무인데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4억원에 불과하다. 차환에 성공해야만 하는 실정인데 금융권이 대출심사에 참고하는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더불어 차입 외에도 사업적 채무도 상당하다. 우선 올해 안에 지불해야 할 미지급금이 106억원이다. 건물주에 지급해야할 밀린 임차료로 추정된다. 반면 올해 안에 들어올 현금은 이보다 적다. 미수금이 32억원(대손충당금 13억원 제외), 매출채권 30억원 등으로 총 60억원 정도다.

OTD코퍼레이션은 이 같은 채무부담에 올 6월 핵심자산을 매각하기도 했다. 주요 브랜드이자 종속회사인 ‘띵굴’ 보유지분(73%) 전량을 약 73억원에 팔았다. 펀더멘털 훼손을 감수하고 채무에 대응한 것으로 추정된다.

FI 입장에선 RCPS 상환권을 행사해도 발행사가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금회수 방법이 IPO외엔 없는 보통주 투자자 상황은 더 심각하다. FI들은 오히려 자금을 수혈해 줘야 하는 상황이다. 발행사가 존속해야 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지속을 위한 운영비와 차환에 실패할 경우 상환대금 등을 충당해줘야 한다.

한 회계전문가는 “차입금 연장(차환)이 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고 그 다음 문제가 사업 지속을 위한 운영비”라며 “결국 FI들이 자금을 추가로 수혈해 줘야 존속이 가능할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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