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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다변화 난제' 엑시콘, 잠재 리스크 된 '과잉 캐파'작년 테스트부문 매출 '제로'…널뛰는 매출, 수익성·성장세 '발목'

방글아 기자공개 2021-07-26 12:19:39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1: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업체 '엑시콘'이 사업 다변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과감한 선제 투자가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비 공급 외 테스트 위탁 서비스로 2개 사업부문을 구성하고 생산능력(CAPA)을 확대했지만 테스트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다.

이 때문에 실제 생산실적과 생산능력 간 괴리율이 높아지면서 엑시콘의 수익 경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사실상 일원화된 사업구조가 거래처 의존적인 수주산업 특성과 맞물려 재무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엑시콘의 지난해 가동률은 반도체부문 34.2%, 테스트부문 0.3%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반도체부문(28.1%)은 상승했고, 테스트부문(2.1%)은 하락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가동률은 반도체부문과 테스트부문에서 각각 9.8%와 0.9%를 기록했다.

엑시콘의 반도체부문 가동률은 동종업계와 비교해 평균 수준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수주를 받아 짧은 시간 내에 납품해야 하는 사업의 특성상 상시적 재고관리를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30% 안팎의 가동률에도 업계에서 평균 영업이익률을 15%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눈길을 끄는 점은 2년 연속 1~2%대에 머무는 테스트부분 가동률이다. 테스트부문은 수주 예측이 어려운 반도체부문 특성을 감안, 매출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엑시콘이 초기부터 강화해 온 사업이다. 테스트 장비를 내재화하지 않았거나 초과 생산 등으로 일시적 추가 수요가 생긴 고객사를 대신해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테스트부문은 엑시콘 상장 전인 2013년까지 40%대 가동률을 보이며 총매출의 20~30%를 책임졌다. 하지만 전방업계에서 테스트 장비 내재화 비율이 높아지면서 사실상 가동률 '제로(0)' 상태다.

현재 고객사에서 긴급 초과 물량이 생긴 경우 등 제한적인 여건에서만 수요가 발생해 사업부문의 한축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테스트부문 매출은 전무했다. 지난해 매출액 674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지만 반도체부문 매출이었다.

이로 인해 테스트부문 운영 등에 쓰이는 과잉 생산능력이 잠재 리스크로 지적된다. 엑시콘의 올해 1분기 재고자산은 117억원으로 작년 말(76억원)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다. 수주 둔화로 납품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빠르게 재고가 쌓인 셈이다.

2013~2014년 사이 재고자산이 2배가량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변동폭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매출채권 회수 지연이나 수주 감소가 재고 절벽과 맞물리면 재무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엑시콘은 2014년 매출채권 회수 어려움이 겹쳐 영업현금흐름이 1억원을 밑도는 일시적 유동성 악화를 경험했다. 그해 말 적극적으로 회수에 나서 급한불을 껐지만 일원화된 수주 기반 사업구조가 본질적으로 재무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동종업계 피어그룹과 비교해서도 사업구조가 편중된 특성상 엑시콘은 더 불안정한 매출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안정적인 우상향이 아닌 전방 시장 경기에 따라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됐던 2018년에 엑시콘 매출액은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반면 다양한 사업부문으로 다변화를 마친 티에스이는 같은 기간 0.7% 줄어드는 데 그쳤다. 티에스이는 반도체부문과 테스트부문 외에도 프로브카드 등 여러 사업부문이 동시 운영되고 있다.

호실적에도 향후 성과를 긍정적으로만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엑시콘은 올해 삼성전자와 맺은 대규모 공급 계약만으로 약 230원의 매출을 확보했다. 이 중 3월과 7월에만 92%가 수주됐다. 1~6개월의 공급 기간을 둔 이 계약들만으로 이미 작년 매출의 40%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엑시콘은 최근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연구개발→매출→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 작년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인 순이익 12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13% 가까이를 R&D에 재투자하고도 높은 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전방 시장 불황 시 재무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살펴보면 티에스이와 비교해 자산 성장세가 더딘 모습이다. 엑시콘과 티에스이의 자산 격차는 5년 전 약 900억원이었으나 현재 19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콘은 설립 이후 연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적이 없다"며 "고객사나 장비 포트폴리오가 다변화가 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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