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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옵틱스 후계자의 '진짜' 홀로서기 [thebell desk]

박창현 기자공개 2021-07-26 07:00:1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07: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해성옵틱스의 승계 플랜은 가장 효율적인 기보를 따랐다. 수직 계열화 체제를 활용해 2세 기업을 키우는 방식이다. 적통 후계자는 이재선 대표이사다. 창업자 이을성 회장의 장남이다.

해성옵틱스는 렌즈모듈과 AF 액츄에이터, 카메라모듈로 이어지는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일괄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최대 고객사는 삼성전기다. 매출의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이 2010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를 치면서 낙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기간 동안 1년만에 매출이 1000억원 이상 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최고 매출(3671억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가장 화려했던 시기에 곧바로 승계 플랜을 가동시켰다. 외형 확대로 수직 계열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자 그 역할을 장남에게 맡겼다. 당시 이 대표는 IT 부품 기업 '바이오로그디바이스'를 인수했고 이후 해성옵틱스 수직 계열 시스템 안으로 편입시켰다.

정교하게 밑그림을 그렸고 치밀하게 색을 입혔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렌즈 모듈 핵심 부품인 OIS(광학식 손 떨림 방지 장치)와 AF(자동초점) FPCB Assy를 해성옵틱스 베트남법인에 납품하는 역할을 맡았다. 핵심 부품 제조 생산을 맡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매년 수백억원 어치 일감이 떨어졌다. 특히 2019년에 480억원 넘는 내부 일감을 받으면서 매출이 9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70억원을 벌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완벽한 승계 디딤돌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해성옵틱스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판세가 180도 달라졌다. 해성옵틱스는 지난해부터 부족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자금조달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방산업 부진이 장기화되자 자금 압박 수위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적통 후계자가 결단을 내렸다. 승계 디딤돌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모회사를 살리는 선택을 한다. 우선 바이오로그디바이스를 팔아 18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이후 이 자금을 그대로 해성옵틱스에 넣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아버지 이을성 회장 지분율이 희석됐고 이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나마 대주주 등극 직후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성공하면서 한 숨을 돌렸다. 주주들의 호응 덕분에 다시 곳간에 282억원의 현금이 쌓였다. 이제 이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써서 기업가치를 올리느냐가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해진 공식과 해법대로 움직여온 해성옵틱스 2세는 이제 진짜 승계 시험대에 올랐다. 정기적으로 제때 물건을 사주는 계열사도, 든든하게 뒤를 바쳐줄 모회사도 없다. 오직 치열한 경쟁만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여기에 돈을 댄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는 부담과 냉정한 평가 뒤에 쏟아질 원성도 감내해야 한다.

온전히 스스로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야 하는 순간이다. 짓 눌릴 것인가, 이겨낼 것인가. 이 드라마의 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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