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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바이오 신사업 주목, 천랩 사례 또 나올까 신약개발 불확실성은 부담…M&A보다 지분투자에 무게

이아경 기자공개 2021-07-26 08:12:59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08: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의 천랩 인수는 단순 전략적투자자(SI) 유치가 아닌 바이오벤처의 경영권 자체를 이전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바이오 업계는 인수 주체가 대기업이라는 점을 더욱 반기는 분위기다. 대기업들이 성장 유망주로 꼽히는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M&A에 나설 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그 동안 국내 대기업 가운데 바이오사업에서 두각을 보였던 곳은 SK와 LG, 삼성 정도였다. SK와 LG는 일찍이 신약개발에 뛰어들었고 특히 SK는 신약과 함께 합성의약품 제조, 백신, 위탁생산개발(CMO)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삼성은 C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각각 진행 중이다. 한화와 아모레퍼시픽 등은 바이오사업을 철수한 상태다.

바이오 중에서도 특히 신약개발을 다루는 대기업이 소수인 이유는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특성 탓이다. 추후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사업에 장기간 막대한 자금을 쏟는 일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천랩과 같은 경영권 인수가 아닌 간접적인 '지분투자' 방식이 주를 이루는 이유기도 하다.

휴젤 인수전에서도 대기업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신세계, 삼성, GS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이 휴젤의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한 신약개발과 달리 휴젤은 보톡스 사업을 통해 꾸준한 매출 성장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까지 향후 수익성을 높게 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아닌 확실한 '매출'을 선호한다는 점은 대기업들의 의약품 위탁생산사업(CMO)에서도 잘 나타난다. CMO는 엄밀히 따지면 장치산업으로 대기업들의 기존 제조업의 성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삼성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CMO 사업에 먼저 진출한 후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개발까지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제기됐던 롯데그룹의 엔지켐생명과학 인수설도 CMO 사업과 맞닿아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약개발과 CMO 사업을 함께 다루는 회사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은 낮추고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선택지였던 셈이다.

다만 실적이 없더라도 시너지가 명확하다면 인수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과 천랩의 경우 모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개발을 해왔고 이를 식품 사업과 연계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는 평가다. 신세계의 경우 휴젤 인수전에선 발을 뺐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화장품 사업에서의 시너지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숫자가 나오는 의료기기나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등 헬스케어를 선호한다"면서 "라이선스 아웃으로 매출을 내는 바이오벤처들은 그마저도 불확실성이 크고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베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신약개발 등 리스크가 있는 사업에서는 경영권 인수보단 간접투자가 더욱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예컨대 SK그룹의 경우 프랑스 유전자 치료제 CMO업체인 이포스케시의 지분은 70%를 인수했지만 신약개발 업체에 대해선 100억원 이내의 소수 지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OCI와 오리온 등의 바이오사업 역시 지분투자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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