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용 대표, 잇단 리픽싱 한도 액면가 CB 인수 '눈길' 비케이탑스 경영권 인수 뒤 이례적 발행조건 유지, 120억 납입 이후 70억 투입 결정
김형락 기자공개 2021-08-02 11:40:4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상용 비케이탑스 대표이사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최저한도 액면가 전환사채(CB)를 연이어 인수하며 훗날을 도모하고 있다. 리픽싱 하한선은 대개 최초 발행가액의 70% 수준으로 책정한다. 액면가는 이례적인 조건이다. 유상증자 등 자본 출자보다 원금 회수, 주식 전환 등으로 선택지가 열려 있는 CB 투자에 치중하는 모습이다.코스피 상장사 비케이탑스가 70억원 11회차 CB 발행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 대표가 단독으로 투자한다. 납입일은 오는 26일이다. CB 발행 대금은 운영자금으로 비축한다.
발행 조건은 정 대표에게 유리하다. 전환가액 최저 조정 한도는 액면가(500원)까지 열려 있다. 주가 하락 시 전환 주식 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최초 전환가액은 9775원으로 책정했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다. 전환 청구 기간은 내년 7월부터다.
정 대표는 지난 5월에도 리픽싱 한도 액면가 CB를 손에 넣었다. 각각 70억원 9회차 CB, 50억원 10회차 CB다. 발행 조건은 11회차 CB와 유사하다. 전환가액 조정한도와 이자율은 동일하다. 최초 전환가액만 9회차 CB는 9042원, 10회차 CB는 8911원으로 다르다. 지난 22일 비케이탑스 종가는 9회차 CB, 11회차 CB 전환가액 보다 낮은 8990원이다.
신주 발행가액이 고정되고, 보호예수로 묶이는 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배수의 진을 치기보다 CB 투자로 운신의 폭을 넓혀 두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CB 발행 조건과 납입자는 정 대표를 주축으로 구성된 비케이탑스 이사회에서 정한다. 비케이탑스는 정관에 CB 전환가액 조정 한도를 액면가까지 설정할 수 있다고 명시해뒀다.
정 대표는 비케이탑스 새판짜기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발을 들였다. 그해 12월 돌연 사임했다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다시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곧바로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다.
지배력은 지난 5월 정 대표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비케이탑스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 와이퀸텟 지분 100%를 사들였다. 김봉겸 비케이탑스 전 대표이사가 가지고 있던 물량이다. 비케이탑스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비상장사 주식 거래라 양수도 금액은 드러나지 않았다. 와이퀸텟은 비케이탑스 지분 20.76%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총계는 346억원이다. 부채총계는 311억원, 자본총계는 35억원이다.
정 대표는 13년 만에 상장사 대표로 복귀했다. 과거 서버·스토리지 제품 등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원아이앤비 대표(2005년 9월~2006년 4월), 음향장비 대여업체 뱅크원에너지 대표(2007년 11월~2008년 7월) 등을 지냈다.
두 곳 모두 짭짤한 수익을 남기고 지분을 정리했다. 서원아이앤비는 2005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3억원을 투입해 지분 9.59%를 형성했다. 2006년 4월 지분 8.23%를 56억원에 처분해 매각 차익으로 28억원을 남겼다.
뱅크원에너지는 2007년 11월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이듬해 8월까지 97억원을 써서 지분을 12.79%까지 늘렸다. 2008년 10월 지분 11%를 매각해 차익 34억원을 남겼다. 정 대표가 떠난 뒤 뱅크원에너지는 2010년 상장 폐지의 길로 들어섰다. 서원아이앤비도 2012년 상장 폐지됐다.
이후 정 대표는 일본으로 건너가 증권맨으로 변신했다. 2009년 미츠이증권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까지 미츠이증권 부회장으로 일하다 올해 비케이탑스에서 새 출발 했다.
비케이탑스 사업자금은 CB를 찍어 끌어왔다. 지난 2월 메리츠증권에 200억원 5회차 CB, 100억원 7회차 CB를 발행했다. 납입 대금 300억원은 신규사업 자금으로 소진했다. 지난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3억원(별도 기준) 뿐이었다.
추가로 CB를 발행해 유동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비상장사 엔트리엠에 30억원 8회차 CB를 발행했다. 9회차 CB부터 정 대표가 직접 인수자로 나서 자금 조달을 책임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살얼음' 분위기 깬 이지효 파두 대표 사과
- [DL이앤씨 인사 격변]마창민 대표도 떠난다, 조직 전면 쇄신
- [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
- [DL이앤씨 인사 격변]CFO도 퇴출, 후임자 내외부 물색
- [DL이앤씨 인사 격변]감원 칼바람, 임원 10명 중 3명 짐 쌌다
- CJ올리브영, 글랜우드PE와 결별 '이사회 재정비'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 CJ그룹, 글랜우드PE에 판 CJ올리브영 지분 되사온다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는 지금]롯데하이마트, 금융비용 감수하고 늘린 유동성
- [CFO 성과 보수]포스코홀딩스, 변하지 않는 성과금 2위 자리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수익성 지지대는 석유화학 이외 사업
- [Board Index/포스코그룹]동종업계 겸직 없는 사외이사진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비핵심 사업 매각 불발이 아쉬운 이유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해외 자회사 차입 EOD 사유 지속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LC 타이탄 가동률 낮췄다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CJ대한통운, 영구채 일부 상환 '이자 비용 줄였다'
- [Board Index/포스코그룹]사외이사 '관' 출신 선호, 기업인도 늘어
- [Board Index/포스코그룹]이사회 평가 내부에만 보고하는 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