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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재추진 두산공작기계, 밸류에이션 수준은 실적부진 딛고 올해 반등…턴어라운드 평가에 눈높이 차이날 듯

한희연 기자공개 2021-07-26 08:10:34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공작기계가 M&A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호반건설, 세아상역 등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며 거래 가격이 얼마에 형성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019년부터 여러 인수후보들이 매물을 검토했지만 최종 딜 성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매도자와 인수측의 가격 눈높이 차이였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 세아상역, 디티알오토모티브 등 원매자들은 두산공작기계 인수를 염두에 두고 MBK파트너스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관심을 보이고 있는 원매자중 한 곳과 의미있는 협상이 이어진다면 내달 초에는 배타적 협상권한을 부여받고 좀더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공작기계가 M&A 시장의 매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이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 일부 지분의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으나 일본 등 비교기업 주가 부진으로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이지 않자 상장 일정을 일단 철회했다. 상장은 철회했지만 알짜기업이라는 인식이 있던 두산공작기계에 원매자들의 러브콜은 이어졌고 2019년 글로벌 FI와 SI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 입찰을 통해 가격조건을 받아보기도 했다.

2019년 당시 MBK파트너스가 원매자들에게 제공한 기업설명서(IM)에는 비경상적 요소를 제거한 조정 EBITDA를 2억5100만달러로 설명했다. 2019년 예상 에비타는 2만7900만달러로 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MBK파트너스의 희망매도가는 3조원 가량이었다고 알려졌다.

IM상 제시된 2019년 예상 에비타에 8~10배수의 멀티플을 적용할 경우 2조5233억원(8배), 2조8387억원(9배), 3조1541억원(10배)의 가격이 각각 산정된다. 이는 당시 환율인 1130.5원을 적용한 수치다. 3조원의 가치를 기대한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회사 실적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멀티플 9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받아야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시 원매자들은 공작기계 산업의 사이클을 감안할 때 다소 피크라고 분석, 어느정도 할인된 인수가를 바랐다. 2019년 예상 에비타에 7배 정도를 적용하면 2조2079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감안할 때 7~8배 정도의 수준을 적정하다고 생각했다고 알려졌다.


매도자와 인수자의 눈높이가 크게 좁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딜은 성사 가능성을 보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그 사이 두산공작기계의 실적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연결감사보고사상 2018년 에비타는 2800억원 수준이었다. 3000억원을 넘을 것이라 예상했던 2019년 에비타는 2181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1425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매출액 또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조7780억원, 2019년 1조4595억원, 2020년 1조2211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입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까지 겹치며 부진을 겪게된 셈이다. 사이클이 꺾였다고 여긴 원매자들은 2020년초 2조원대 초반 수준까지 요구했지만, MBK파트너스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MBK파트너스는 매각을 잠시 접고 지난해 리캡 등을 통해 중간 엑시트를 단행했다.

최근 다시 원매자들의 입질이 시작되며 두산공작기계 매각 분위기도 다시 되살아 나고 있다. 감사보고서상에는 지난해까지만의 실적이 공개돼 있다. 내리막을 걸었던 지난해까지의 실적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가는 2019년 희망가에 비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단순 추정할 수 있다. 2020년 에비타인 1425억원을 기준으로 7~10배의 멀티플을 곱하면 최대로 잡더라도 1조원대 중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실적까지만 보면 어느정도 할인된 거래가로 이번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최근 실적 회복세는 변수다. MBK파트너스가 올들어 원매자들의 태핑을 다시 받아들이는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공작기계 시장 턴어라운드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개된 재무실적은 2020년까지 뿐이지만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실적은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회복은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에도 이어져 중국과 유럽, 미국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매달 주문량이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올들어 1월부터 5월까지의 매출은 전년동기 매출에 비해 7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총이익(Growth Profit)은 55% 상승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에비타만 1300억원 이상이라고 집계되면서 연간 실적은 2018년 수준의 이익 수준을 충분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공작기계 수주현황
(출처: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사실 글로벌 탑티어 공작기계 업체의 주가를 살펴보면 최근 공작기계산업의 회복세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탑티어 경쟁사로는 일본의 디엠지 모리(DMG MORI), 오쿠마(OKUMA) 정도를 들 수 있다. 이들 업체들 또한 최근 주가는 1년전에 비해 꾸준히 반등하고 있다.

디엠지 모리 주가의 경우 전날 1701엔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4월 800엔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회복 추이를 거듭해 이달 들어서는 1700~1800엔대를 나타내고 있다. 오쿠마의 경우 전날 5210엔으로 마감했다. 오쿠마도 지난해 3월 2000엔대로 주가가 하락한 적이 있으나 다시 반등해 최근에는 5000엔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공작기계 수주는 31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7% 증가했다. 생산 또한 1966억원으로 15% 증가했다. 1~4월 누계로는 1조1085억원의 수주와 7391억원의 생산이 이뤄졌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80.2%, 8.1%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이번 매각과정에서도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견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측의 경우 확인된 실적 등을 근거로 거래가 산정을 원할 유인이 크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의 경우 이미 턴어라운드 된 상황을 근거로 상당한 수준의 거래가를 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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