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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왜 '바츠' 대신 '엔투비'와 손잡았나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해결, 올해 첫 비딩…포스코 출신 안동일 사장 역할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1-07-26 13:22:0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15: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 현대제철이 경쟁사인 포스코그룹의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소모성 자재) 전문 기업인 엔투비와 구매대행 협약을 체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 출신 최고경영책임자(CEO)인 안동일 사장(사진)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그간 현대차그룹의 MRO 시스템인 '바츠(www.vaatz.com)'를 통해 소모성 자재 등 일부 품목을 공동구매 형태로 공급받았다. MRO는 기업과 산업시설에서 필요한 장비, 기계, 인프라 등의 유지, 보수, 운영 등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다. 2001년 11월 오픈한 바츠는 2002년 소모성 자재를 시작으로 일반자재·원부자재·각종 장비류 구매를 단일화 했다. 2005년 이후 생산자재로까지 확대, 현대차·기아의 모든 구매 물량 창구를 바츠로 통일했다.

이후에는 나머지 계열사도 부품 등 생산자재를 제외한 각종 설비장비·소모성자재·일반자재를 바츠를 통해 공동 구매하도록 했다. 영위하는 사업이 다른 계열사가 같은 생산자재를 공동 구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플라스틱·철강·알루미늄 등 원소재는 바츠에서 구매 물량을 크게 늘려 불편함을 최소화 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현대제철도 그간 바츠를 통해 현장에서 사용하는 소모성 자재를 구매해왔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했고, 그 결과 엔투비가 낙점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엔투비가 아무래도 철강을 영위하는 포스코 계열 MRO 업체이기 때문에 현대제철이 필요로 하는 소모성 자재 아이템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입찰에 참여한 여러 업체 가운데 엔투비를 선택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소모성 자재를 엔투비를 통해 공동으로 대량 구매하게 되면 단가 할인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다.

현대제철이 현대차 그룹 MRO 시스템인 바츠를 두고 외부 MRO 업체에 문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엔 포스코 출신인 안동일 사장의 역할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무래도 현대차그룹 내부 출신 CEO일 경우 바츠를 두고 외부에서 MRO 업체에 물량을 주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 협약이 눈길을 끄는 것은 철강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협력을 확대했다는 점 때문이다. 포스코 그룹사와 현대제철의 자재 구매협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철강업 특화 품목에 대해 구매대행을 추진해 조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예전에는 포스코를 경쟁사로만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동종업계에서 서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시너지를 낼 부분에서는 시너지를 내서 '윈윈'하자는 분위기"라면서 "이번 MRO 협력도 그런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약에는 현대제철이 엔투비와 구매대행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를 출연해 사회공헌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제철의 이번 협약은 단순한 협업을 넘어 상생협력을 위한 모범적인 ESG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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