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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모펀드 수탁 시장 '무혈입성'하나 NH증권 신사업 추진, 대형 증권사 검토…수탁은행 소극적 스탠스, 최적 타이밍

양정우 기자공개 2021-07-30 07:58:5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18: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업계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수탁 시장에서 줄줄이 뛰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그간 수탁 업무를 도맡아온 은행권에서 펀드 수임에 거부감을 가진 터라 무혈입성의 최적기로 꼽히고 있다.

토종 헤지펀드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시장은 환매 중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30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BS 계약과 무관한 전체 사모펀드 시장이 400조원 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아직 고도화되지 못한 수탁업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증권업계, '헤지펀드 수탁' 줄줄이 눈독…수탁은행, 신규 펀드 수임 '난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수탁 업무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의 PBS 파트도 속속 검토를 벌이고 있다. 상위 PBS 사업자를 중심으로 수탁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사업 추진에서 가장 큰 난관은 단연 진입장벽. 새롭게 열린 시장을 선도하는 게 아니라면 그간 시장을 장악해온 기존 사업자의 몫을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시장 점유율 상위사가 얼마나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했는지에 따라 신규 진입자의 성패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현재 헤지펀드 수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은행이다. 증권사가 PBS 파트를 통해 수탁기관 역할을 맡고 있으나 펀드를 보관하는 수탁 업무는 수탁은행에 재위탁하고 있다. 이제 증권사가 PBS뿐 아니라 직접 수탁 서비스까지 제공하려면 은행과 경합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수탁은행마다 신규 수임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은행의 전체 수익을 놓고 보면 수탁 사업의 비중이 미미하지만 환매 중단 이벤트를 통해 리스크는 매우 높다는 게 드러난 탓이다. 수탁 파트 일선에서도 굳이 펀드 유치에 공 들일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대 경쟁자가 소극적 스탠스를 취하는 만큼 신규 진입자 입장에서는 시장 진출에 최적인 여건이 조성돼 있다. 재위탁 계약 상대방인 은행이 수탁 사업에 진출할 증권사에 던질 수 있는 견제구는 적지 않다. 하지만 수탁 영업에 힘을 빼는 와중에 굳이 증권사를 상대로 경쟁 모드에 들어갈 이유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탁은행도 증권업계가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것을 진작부터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쟁업체로서 반발감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탁 업무의 피로도가 높아진 탓에 증권사의 신규 진입도 허용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의 수탁 업무 진출은 헤지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는 크게 환영할 이벤트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사모펀드의 신뢰를 훼손한 탓에 신규 펀드 조성이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수탁은행이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면서 펀성 결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향후 증권사가 수탁 기능까지 제공하면 신규 펀드도 다시 활성화될 전망이다.


◇환매 중단 속 치솟는 수탁 수수료…전체 사모펀드 400조, 성장 여력 '충분'

수탁은행을 찾는 게 어려운 만큼 수탁 수수료도 치솟은 지 오래다. 최근 헤지펀드를 신규 조성하려면 수탁사에 평균 0.15%(15bp) 정도를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근래 들어 대세를 이루는 코스닥벤처펀드 등 공모주펀드(혼합자산 유형)를 기준으로 삼은 수치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이 이어지기 전까지 수탁 수수료는 통상적으로 0.01~0.02%(1~2bp)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수수료가 7~8배 가까이 껑충 뛴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수탁 사업에 진출할 증권사가 거머쥘 수수료가 상승 일로를 걷고 있는 셈이다. 그간 증권사 PBS는 수탁은행과 수탁 수수료를 절반씩 나눠 가졌다.

수탁 비즈니스가 아직 고도화 단계에 못 이른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 수탁업은 아직 부가가치가 낮은 기본 수탁 서비스를 제공한다. 펀드 자산 보관과 단순 서류 작업으로 이뤄진 관리가 핵심 업무였다. 하지만 해외 수탁업계는 고부가가치 서비스(투자회계, 성과평가, 가치평가 등)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 수탁업도 추가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PBS 시장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3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30조원 대의 PBS 계약고를 둘러싸고 그간 증권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수탁업의 시장 볼륨으로 볼 수 있는 전체 사모펀드 시장은 400조원 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성장 여력 때문에 사모펀드 수탁자의 의무 강화에도 증권업계가 신규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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