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Forum/2021 더벨 경영전략포럼]"미·중 패권경쟁, K-반도체·배터리에 긍정적"한·미 배터리 '연합전선', 제조·공정 협업…반도체 성장률 5%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1-08-27 08:30:2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중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가 국내 기업들에겐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모두 호재라는 평가다.더벨은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1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글로벌 밸류체인(GVC) 변화와 대응방안'에 관한 주제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국내 기업들의 전략 방안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윤덕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위원의 사회로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중패권 하에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치열한 '전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배터리 산업에서 중요한 업스트림(광물자원을 채굴한 뒤 정제 가공시설을 갖추고 있는 지)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행정명령을 내릴 때 배터리를 포함시켰다"며 "정제 가공 영역(업스트림)에서 중국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경계하고 미국 영향력을 확대할 것을 당부했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한국에겐 긍정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게도 중국의 업스트림은 위협적인 요인인데 미국과 일종의 '연합전선'이 구축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엔 미국의 정제 가공 기업과 한국 포스코케미칼, 호주 광산 개발 업체 3사가 합작을 해서 탄자니아 광물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광산투자는 정치적인 이슈도 있기 때문에 미국의 협조가 긍정적"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선 한미 연합이 구축된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 위원은 미중 경쟁 패권 전망에 대한 질문에 " 중국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중국이 미국의 기술 경쟁력 등을 추격하는 양상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뒤바껴 동일한 출발선상에 놓였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조 위원은 "AI나 IOT 등 원천기술 자체만 놓고 보면 미국이 앞서는 건 맞다"며 "다만 자율주행자동차 처럼 알고리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인데 중국이 더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 미국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도 해외로 생산망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반도체 밸류체인 변화 과정에서 제조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제조 분야에서도 패권을 잡는 걸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무는 반도체 산업 전망과 관련해 올해 성장률이 5%로 내다봤다. 메모리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메모리 등 서버 빅데이터 시장이 더 발전할 수록 메모리 사용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적인 기업들의 이익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TSMC와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률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텔도 CPU 생산에 한정돼 있어 다양한 상품을 생산할 여력을 갖춘 국내기업들에 비해 열위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경쟁력이 유가증권 시장 내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에 대해선 기업들의 생산능력 부족으로 생긴 것으로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9년째 수출 1위를 유지 중인 국가 제 1의 산업이다. 안 전무는 "TSMC와 삼성전자 외에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춘 곳이 거의 없다"며 "대만이 시스템반도체 제조시설을 가장 많이 갖췄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은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가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로컬제이션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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