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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제재심 연기되나 금감원, 패소 판결문 분석·항소 여부 결정 '우선순위'

김민영 기자공개 2021-09-01 07:29:2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1일 16: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의 하나은행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연기될 전망이다. 파생결합펀드(DLF)를 두고 우리은행 및 손태승 회장과 다퉜던 행정소송에서 금감원이 패소한 탓이다.

당초 금감원은 우리은행 행정소송 결과를 보고 하나은행 제재심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1심에서 결국 패소하면서 항소 여부를 우선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또 다른 기관들을 상대로 벌였던 엇비슷한 징계안도 전면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둘째주 개최가 예상됐던 하나은행 제재심은 전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손태승 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한 가운데 이와 비슷한 쟁점에 대한 제재를 논의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이 판매한 라임펀드(871억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1100억원), 독일헤리티지펀드(510억원), 디스커버리펀드(240억원) 등 4개 펀드를 한꺼번에 제재심 안건으로 올려둔 상태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에 대해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를 사전 통지했다. 당시 은행장이었던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는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펀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와 내부통제 미비 등 잘못이 있다고 봤다. 지난달 15일 열린 1차 제재심에서 하나은행 종합검사 결과를 안건으로 다뤘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제재심을 우리은행 행정소송과 결부지어 왔다. 이미 한 차례 일정을 미뤘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제재심을 지난 24일과 26일 이틀 간격으로 두 차례 열어 결론을 낼 참이었다.

하지만 재판부가 선고 날짜를 지난 27일로 바꾸자 하나은행 제재심 일정도 다음달 초로 순연했다.

하나은행 제재심 일정은 다음달 2일과 9일로 잡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더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우리은행 판결문 분석이 우선돼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법무실과 일반은행검사국, 제재심의국 등은 지난 30일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앞으로 2주 안에 항소 여부 결정해야 하고, 제재심 위원들에게도 판결문을 설명해야 하는 절차도 있다.

사실상 하나은행 2차 제재심 전에 이런 절차를 모두 끝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은 통상 제재심에서 여러 금융사 제재 건을 다루는데 하나은행은 후순위로 미루고 다른 금융사 제재 건부터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제재안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행정소송과 하나은행 제재안 쟁점이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은 손 회장에 대한 징계 사유 5가지 중 1가지인 ‘상품선정위원회 운영 및 결과 미비’ 하나만 징계사유가 된다고 인정했다. 나머지 △상품선정위원회 생략 여부, △리스크 관리, △투자자 권유 사유 정비 미비 △점검체계 기준 미비 등은 금감원이 금융사 임직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를 갖지 못했다고 봤다.

특히 내부통제 준수 의무 위반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금감원이 잘못 해석한 것으로 내부통제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펀드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지 부회장의 제재 근거도 내부통제 준수 의무 위반 등 손 회장 징계 사유와 비슷하다. 이에 따라 지 부회장의 징계 수위가 낮아지거나 아예 지 부회장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 27일 연 언론 브리핑에서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하나은행 제재심에 대해 “현재 제재심 진행 중인 건은 제재심 위원들의 협의를 거쳐 처리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과 함영주 하나지주 부회장이 제기한 DLF 징계 취소 행정소송 변론기일은 다음달 6일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7월 1일 재판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열리게 된다. 우리은행 재판과 양상이 비슷해 금감원에 매우 불리한 재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사법 리스크’ 가 금융회사들에서 금감원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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