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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發 후폭풍' 쎄미시스코 새주인, 800억 날아갔다 정관 변경 전 유증 무효, 신규 발행 결정…에너지솔루션즈, 4배 비싸게 취득

박창현 기자공개 2021-09-09 08:30:43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4: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쎄미시스코'를 품에 안은 에너지솔루션즈가 돌발 악재에 울고 있다.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해 불러놓은 쎄미시스코 유상증자가 법무부의 문제 제기로 철회됐기 때문이다. 기존 발행주식수와 맞먹는 신주를 발행해야 하는 만큼 정관 변경이 필수적이었다. 에너지솔루션즈는 유증 납입일 이전에 정관을 바꾸면 된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법무부의 생각은 달랐다.

결국 쎄미시스코는 과거 유증 결정을 철회하고 다시 새로운 유증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주가가 많이 오른 탓에 유증 발행가액이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새 주인 입장에서는 투자 손익 분기점이 높아진 셈이다. 최근 주가 기준으로 거의 800억원대 기대 이익을 날리게 됐다는 평가다.

쎄미시스코는 올해 5월에 불러둔 4건의 유증 계획을 철회하고, 이달 초 다시 이사회를 거친 후 새로운 4건의 유증 거래를 진행하기로 했다. 투자자는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로 동일하다. 투자금액 역시 70억원씩, 280억원으로 같다.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 성격이 강하다. 이 유증 자금을 쌍용차 인수 마중물로 삼겠다는 의도다.


동일 투자자, 동일 금액의 거래지만, 이처럼 절차가 번거로워진 것은 법무부의 유권해석 때문이다. 쎄미시스코가 해당 유증을 완료하면 기존 발행주식수와 맞먹는 신주가 나온다. 다만 당시 정관에 따르면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한도는 기존 발행주식수의 20% 미만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런 탓에 유증 건수를 나눠 발행 결정을 내렸지만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이에 쎄미시스코는 올해 5월 말 유증 발표하고 두 달 뒤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이후 정관 변경 안건 상정을 통해 배정 주식수 한도를 200%로 늘렸다. 새 주인과 쎄미시스코 측은 유증 납입 전에 정관을 바꾸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초 유증 결정 이사회 결의일은 5월 31일이고, 정관 변경 임시 주총일은 7월 23일이었다. 유증 납입일은 모두 8월 이후였다.

하지만 법무부가 유권해석을 통해 브레이크를 걸었다. 법무부 상사법무과는 프로세스상 결함을 이유로 4건의 유증이 무효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결국 유증 철회로 이어졌다.

금전적 손해가 불가피하다. 손실이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수백억원대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유증 발행가는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기준이자 최초 투자 단가가 된다. 증권 발행 규정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을 기준으로 기준 주가를 산출한다. 최초 유증 결정을 내렸던 이사회는 5월 말에 진행됐다. 당시 쎄미시스코 주가는 7000원 안팎 수준이었다. 이에 할인율을 적용한 신주 발행가는 618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 거래 건이 철회되고 다시 이달 초 유증이 결의되면서 기준 주가도 바뀌었다. 쌍용차 인수와 전기차 진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현재 쎄미시스코 주가는 2만원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결국 이번 유증 발행가는 2만3900원으로 확정됐다.

앞선 발행가와 비교해 거의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에너지솔루션즈 입장에서 똑같이 280억원을 투입하고도 취득 주식수가 451만주에서 117만여주로 줄어들게 됐다.

이달 6일 종가 기준 쎄미시스코 주가는 2만5350원이다. 만약 첫 유증 발행가로 신주를 취득했다면 주당 1만9170원씩, 860억원의 평가 이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유증 발행가를 적용하면 평가이익은 1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평가이익 격차가 약 84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법무부 유권해석 여파로 에너지솔루션즈가 시가보다 싸게 쎄미시스코 주식을 살 기회가 사라졌다"며 "예정대로 자금이 들어오겠지만 이후 지배구조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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