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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우서울, 부동산 '밸류' 상승 이끄는 공간 기획자 서울 익선동·대전 소제동 도시재생 성과…기업가치 1000억 목표 투자 유치 추진

이정완 기자공개 2021-09-13 07:43:55

[편집자주]

기능을 상실한 노후부지를 새롭게 해석해 복합적인 임차수요를 창출하는 '공간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임차인의 업무와 주거생활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판매전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공간에 엮는 방식이다. 초기 부동산 개발 기획부터 설계, 시공을 넘어 위탁영업 역할까지 맡는다는 점에서 수요자에 한층 특화된 점이 특징이다. 더벨이 기존 공간상품 영역을 허물고 있는 공간 콘텐츠 기업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16: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우서울은 도시재생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공간 기획 기업이다. 노후된 마을을 활기가 띄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글로우서울은 식음료(F&B) 공간 운영 능력을 인정 받아 전통적인 임대차 계약의 틀을 깨는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 프로그래머에서 공간 개발자로…노후공간 잠재력 '발산' 집중

글로우서울을 이끄는 유정수 대표(사진)는 부동산 개발 전문가가 아니었다. 대학에서 우주과학을 전공한 유 대표는 2010년대 중반까지 IT 개발자로 일했다. 15년 가까이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도 공간 개발에 대한 의지는 식지 않았다.

유 대표는 "고등학교 때까지 미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했던 경험을 살려 직장인으로 일하면서도 친구가 개업하는 카페 인테리어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며 '사업으로 '덕업일치'를 했다"고 말했다.

글로우서울이 사업 초기부터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유 대표가 2010년대 중반 서울 익선동에서 연 글로우키친은 적자가 쌓여 결국 문을 닫았다. 지금의 익선동과 달리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을 때였다.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유 대표는 2016년부터 2018년 말까지 익선동에서 살라댕방콕, 호텔쎄느장, 청수당 등의 다수의 식음료 공간을 성공시켰다. 글로우서울이 운영하는 매장 외에 다른 매장도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익선동이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서울시가 익선동을 재개발 지역에서 해제하고 한옥지구로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도 상권 형성에 도움이 됐다.

서울 익선동 청수당(제공=글로우서울)

글로우서울은 2019년 대전 소제동 일대에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 한 번 성과를 냈다. 소제동 프로젝트에는 NICE에프앤아이 등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부지 매입부터 개발까지 전 과정을 담당했다.

유 대표는 "낙후된 공간일수록 도시재생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가치가 크다"며 "전반적인 도시 밸류를 높이기 위해 미리 청사진을 구상해 한 지역에서 10여개 매장을 한꺼번에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글로우서울은 올해도 서울 시내에서 또 다른 노후지역으로 평가 받는 창신동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글로우서울이 단순히 경제적 가치만 보고 도시재생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유 대표는 "오래된 건물에는 수십 년에 걸친 이야기가 입혀져 있기에 오래됐다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며 "건물을 되살리기 위해 순수 미술을 전공한 직원으로 구성된 미술팀이 하이퍼리얼리즘으로 공간을 다시 채운다"고 강조했다.

도시재생 분야에서 유명세를 얻다 보니 건물주 측에서 먼저 입점을 문의하는 경우도 늘었다. 건물주를 놀라게 한 것은 글로우서울만의 독특한 계약 구조다. 글로우서울은 건물주에게 임차료를 주는 게 아니라 실적의 일부를 가져간다.

글로우서울은 매장 운영이 잘될수록 건물 가치가 상승한다는 믿음으로 이 같은 모델을 택했다. 유 대표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 건물주 등 모두가 처음에는 수수료를 챙기는 모델을 황당하게 생각했다"며 "직접 건물주를 설득함과 동시에 시장에서 성공사례가 쌓이면서 인정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글로우서울이 돈을 내며 운영하는 매장이 아니기에 책임감이 덜하지 않겠냐는 의심 어린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우서울은 만약 매장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칠 경우 브랜드 재정비를 통해 실적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리며 신뢰를 얻었다.

◇ 롯데쇼핑 타임빌라스 설계 변경 '주도'…연말 투자 유치 계획도

글로우서울은 공간 기획 역량을 인정 받아 롯데쇼핑과 협업하기도 했다. 10일 개장하는 경기도 의왕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의 기획을 글로우서울에서 맡은 것이다.

2019년 초 롯데쇼핑은 식음료 공간 입점을 의뢰하려 회사를 찾아왔다. 매장 실적의 일부를 공유하는 글로우서울만의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입점은 어려워졌지만 롯데쇼핑에서는 글로우서울의 개성 있는 공간 기획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입점을 구상했던 실무 직원이 임원에게 유 대표의 아이디어를 보고하면서 타임빌라스 관련 협업이 구체화됐다.

유 대표는 천편일률적인 박스형으로 설계돼있던 타임빌라스를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컨셉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의 제안 덕에 바라산과 백운호수 사이에 자리한 타임빌라스는 산과 호수를 잇는 모습으로 비스듬하게 지어졌다.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자연 채광은 물론 아울렛 안으로 바람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다.

경기 의왕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외관 전경(제공=롯데쇼핑)

유 대표의 파격에 대해 롯데쇼핑 내부에서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변경된 설계안에 힘을 실어줬다. 기존 설계에 비해 영업면적은 절반으로 줄고 건축비는 두 배로 늘었음에도 유 대표의 감각을 믿기로 했다.

유 대표는 “요즘 플랜테리어(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가 인기인데 아울렛을 자연과 유사한 공간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로 만들려 했다”며 “영업면적이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아울렛으로 고객을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이름을 더욱 알리기 시작한 글로우서울은 올해 말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우서울은 2018년 사업 초기 기업가치 150억원 규모로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유 대표는 “이번 투자에서는 기업가치 1000억원 수준을 목표로 한다”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의 100억원보다 증가한 15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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