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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퍼스트 무버 선언]전동화의 치명적 단점, '순환경제'로 극복⑫전기차 급증시 폐배터리 이슈 부각, ESS 재사용·유가금속 재활용으로 '대응'

유수진 기자공개 2021-09-17 10:41:23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 안녕을 고한다. 경쟁사보다 5~10년 이른 전동화·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전기차·수소차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미래차 시대를 앞장서 여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재무, 풀어야하는 숙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6: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잇따라 선언한 탈(脫)내연기관 계획의 궁극적 목표는 '탄소중립'이다. 각국 정부들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자동차부문의 탄소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 세계 국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환경적 관점에서 전동화가 완벽한 해법이라고 보긴 어렵다. '폐배터리'라는 새로운 환경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 탄소배출이 줄어드는 대신 폐배터리 양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까지 마련해야 '탄소 순배출 제로(0)'란 목표 달성이 가능한 셈이다.

◇탄소중립 목표, '탄소감축·순환경제' 투트랙 접근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탄소중립 목표 시점을 현대차는 2045년, 제네시스 브랜드는 그보다 10년 빠른 2035년으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전동화 전략과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추후 20~30년 후엔 내연기관차를 만들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신차를 출시하고 판매 라인업도 꾸린다.

제네시스는 당장 4년 뒤인 2025년부터 신차를 전기차·수소차로만 낸다. 2030년부턴 아예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겨냥하는 시장 범위가 넓은 현대차는 2035년 유럽에서 '완전 전동화'의 첫발을 뗀다. 이후 다른 시장으로 서서히 확대해 2040년 주요시장에서 전 라인업 전동화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탄소감축은 현대차가 '환경경영'이란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는 두 줄기의 세부전략 중 하나다. 전체 탄소 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차량 운행단계에서의 감축과 공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작업 등이 모두 포함된다. 현대차는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나머지 한 줄기는 '순환경제'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비례해 늘어나는 폐배터리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지다. 단순히 전동화 전환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사용 후 용도를 다한 배터리 처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 확대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환경문제를 촉발해 ESG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그룹 차원에서 폐배터리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생산-소비-폐기'로 이어지던 선형 구조를 '생산-소비-재생' 형태의 순환형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폐배터리를 모아 재활용하면 환경문제를 차단할 뿐 아니라 불안정성이 큰 원부자재 수급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리튬이온 배터리 등의 내재화를 추진 중인 만큼 금속자원에도 관심이 많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순환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5월 개최된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서울 정상회의 특별세션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과 실천"이라며 "자동차 제조와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해 글로벌 순환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SS 재사용·유감금속 재활용, 잔존가치 따라 갈린다

현대차가 지난 7월 발간한 '2021 지속가능성보고서'에 따르면 폐배터리 순환체계는 일단 배터리 회수에서 출발한다. 수집한 배터리에 정밀 진단검사를 진행해 등급화한 뒤 재사용할지 재활용할지 여부를 정한다. 폐배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기준은 '잔존가치'다.

잔존가치가 70~80% 수준이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는 절차를 밟는다. 현대차는 2018년 핀란드의 에너지기업 바르질라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로 외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회수 배터리 활용이슈에 대응해오고 있다. 최근엔 폐배터리 기반의 ESS를 개발해 현대제철과 한국수력원자력, 한화큐셀, OCI 등 에너지기업들과 재생에너지 연계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례로 올초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해 울산공장에 2MWh 규모의 ESS를 구축했다. 울산공장 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잠시 저장했다 외부 전력망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공주 OCI스페셜티 공장의 태양광 발전소에 300k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ESS는 간헐적으로 전력을 생산해 안정성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는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는 효과도 낸다.

<출처:현대차 지속가능성 보고서>

잔존가치가 50% 미만이어서 재사용이 어렵더라도 '방법'이 있다. 이땐 배터리를 분해해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양극재용 금속자원을 추출,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면 된다. 해당 유가금속들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남미 등 개발도상국 내 특정 국가에만 매장돼 있어 공급 불안정성과 가격 변동 리스크가 늘 존재한다. 재활용 사업과의 연계가 특히 중요한 이유다.

현대차는 향후 폐배터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에서 폐배터리 회수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추후 유럽과 미국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눈에 띌 만한 진전사항은 없다.

기아 역시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에 나섰다. 양사는 작년 3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1년간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내 금속회수 가능성과 효과, 효율성 등을 평가했고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해 △전처리 △금속자원 회수 △양극재 이용 △배터리 제조 △차량 장착 등 순환생태계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대차그룹 주요 5개사, 연내 RE100 가입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2040~2050년 RE100 달성을 목표로 한국 RE100위원회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5개사다. 아직은 2개사만 신청을 완료한 단계로 현대차와 기아는 아직 신청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글로벌 비영리단체 기후그룹과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여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건 전세계 사업장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대체해 탄소중립 실현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RE100 신청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각사별로 시기에 차이가 있다"며 "우선적으로 가입을 추진하는 5개사는 연내 모두 신청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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