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한앤코에 파느니 새사람 앉힌다' 홍원식 회장의 전략은 남양유업 10월 임시주총서 지배구조 개선, 임원 변동 향방 주목

문누리 기자공개 2021-09-15 08:02:19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경영권 지분을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하는 대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 안정화를 위해 임원을 바꾸는 방안을 택했다.

이는 홍 회장이 사퇴 선언을 번복했다는 여론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홍 회장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 사태' 책임을 지고 올 5월 초 사퇴를 선언했지만 회장직을 계속 유지 중이다. 홍 회장의 두 아들도 임원으로 복직하거나 승진해 경영 쇄신 여부에 의문이 제기됐다. 불매운동 재개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에 불거진 '신임 대표 내정 논란'도 동일한 선상에서 이어졌다. 홍 회장은 지인을 통해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를 소개받았고 8월 말 면접 자리에서 박 대표를 남양유업 대표로 내정하는 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남양유업이 언론에서 이슈화되는 만큼 언론대응 경험이 많은 본인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대표 직함을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회장이 박 대표를 면접 당일 이광범 대표 등 회사 임원들과 인사시키기까지 하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여론을 개선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박 대표 선임건은 이뤄지지 않았고 에피소드로 마무리됐다.

홍 회장이 박 대표에게 맡기려던 부분은 남양유업의 '기업개선'과 '경영혁신'이다. 남양유업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하려면 지배구조를 바꾸고 임원을 새로 앉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현재 홍 회장은 방향을 살짝 틀어 당장 새로운 대표를 세우기보단 10월 임시주총을 통해 지배구조 쇄신안을 먼저 발표할 계획이다. 사내이사 등 임원들도 새로 교체해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너일가 주축으로 된 현 체제에선 장기전이 될 수 있는 한앤코와 법적 공방을 성공적으로 끌어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앤코와의 소송이 마무리돼야 남양유업 지분 재매각을 추진 가능한 만큼 체제 재편을 통해 소송전에도 본격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임시주총은 올 10월 말 열릴 예정이다. 이달 10일 남양유업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 공시를 진행했다. 이어 구체적인 안건과 개최 시기 등이 정해지면 주주총회 소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건에는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현재 남양유업 임원진의 변동 및 이사회 재구성 등 내용들이 담길 전망이다.

9월 주총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홍 회장이 10월 주총에선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14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열린 주총에선 홍 회장 대신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 측 인사가 참석했다. 10월 주총은 5월 사퇴 선언 이후 공식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첫 자리인 만큼 홍 회장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배구조 개선과 임원 변동 규모는 미지수다. 아직 지배구조 개선에 과한 세부 사항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내이사 중 이 대표 한 명만 교체하고 나머지 오너일가는 그대로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사내이사는 홍 회장과 어머니 지송죽 씨, 장남 홍진석 상무, 이광범 대표 등 4명이다.

일부에선 오너일가가 모두 퇴진하고 재복귀 금지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일시적으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남 홍 상무가 근신 한 달여만에 상무로 복귀한 만큼 확실한 약속이 없다면 이번 지배구조 개선과 임원 변동 계획도 다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10월 안에 진행할 예정으로 안건 및 시기는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재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