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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투자증권, 채권영업 기틀 마련…수익 창출 본격화 [틈새 노리는 강소 증권사]①2년새 영업수익 40배 이상 급증…채무증권 거래 이어 인수·중개로 확장

최석철 기자공개 2021-09-24 08:12:12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 지형이 초대형사를 중심으로 재편된지 오래다. 신생 증권사나 소형사는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색다른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며 도전장을 던지는 증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숨 막히는 생존 경쟁 속에서 적은 자본으로도 자신만의 특화 영역·서비스를 구축해가며 강소 증권사를 목표로 걸어가고 있다. 신생·소형 증권사의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5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R투자증권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새내기 증권사로 도전장을 낸지 불과 2년새 매출이 40배 이상 증가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채권 투자매매업에 이어 지난해 채권 인수와 투자중개에 뛰어들면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30년간 대주주 변경만 5차례를 거치며 펀더멘털이 취약해진 회사였지만 채권·IB부문에 초점을 두고 재정비를 해온 뒤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확대에 나섰다. 물론 아직 갈길이 먼 소형 증권사이지만 자신의 색채를 명확하게 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 선물회사에서 채권·IB부문 특화 증권사로 변신

KR투자증권의 전신은 1989년 국내 최초 선물회사로 설립된 ‘한국선물거래’다. 1992년 당시 금융업을 확장하던 제일은행이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그 이후 1999년 금융분야로 사업진출을 꾀하던 중앙제지가 최대주주에 오른 뒤 비슷한 시기에 인수한 대한선물과 합병하면서 2000년 사명이 ‘한국선물’로 바뀌었다. 이후 2004년 중앙제지가 부도를 맞이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본명보다는 당시 ‘압구정동 미꾸라지’라는 별명으로 익히 알려진 1세대 슈퍼개미 윤강로씨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자신의 영문이름 이니셜이자 한국을 뜻하는 약어를 따 사명을 'KR선물'로 변경했다.

하지만 꾸준한 손실을 기록하며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며 자본잠식에 빠진 채 지난 2014년 김성훈 ISD홀딩스 대표에게 인수됐다. 그 이후에는 김성훈 ISD홀딩스 대표와 관련된 법적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결국 KR선물은 2년만에 재매각 매물로 나왔다.


이를 인수해 현재 KR투자증권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 전(前) 리딩투자증권 채권금융본부 전무 출신 이인혁 대표다. 이 대표는 2018년 8월 당시 KR선물의 최대주주 지분 23.1%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인혁 체제에서 KR투자증권은 업종을 바꾸는 가장 큰 변화를 마주했다. 이 대표는 조흥증권과 부국증권, 한맥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에서 채권영업에 정통한 이른바 '채권통'이다. 자본금이 200억대원에 불과한 소형사인 만큼 자신의 이력을 살려 채권 투자매매와 중개업을 기초로 주춧돌을 쌓아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기존 KR선물의 주력 사업이었던 파생상품 중개업을 전면 중단하고 채권금융과 IB부문에 특화된 작지만 강한 전문 증권사를 목표로 삼았다.

2018년 12월 1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채무증권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은 뒤 사명을 KR선물에서 KR투자증권으로 바꾸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기존 투자자와 네트워크 등을 감안해 'KR'은 사명에 그대로 유지했다.

이후 2019년 12월 금융위로부터 ‘채무증권 투자매매업(인수업 포함)’과 ‘채무증권 투자중개업’을 추가로 인가받으며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위한 기틀을 갖췄다.

◇채권·IB영업, 실적 견인 '양대축'..양호한 자본적정성 유지

이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KR투자증권의 채권 관련 실적고는 빠르게 증가했다.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R투자증권의 증권거래 금액은 2018년까지 1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19년 말 71조원, 2020년 말 203조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81조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전액 채무증권 거래금액이다.

지난해부터는 추가 인가를 바탕으로 인수실적도 차곡차곡 쌓아올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 첫 실적고를 기록한 뒤 매 분기마다 꾸준히 인수실적을 늘려가고 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0년 1분기 620억원, 2분기 1255억원, 3분기 1809억원, 4분기 2796억원 등으로 지난해 총 채권 인수실적은 6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역시 1분기에만 4936억원의 실적고를 기록했다.

쌓여가는 채권영업과 IB(DCM)영업의 실적고에 비례해 영업실적 역시 크게 좋아졌다. 2018년 적자에서 KR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직후인 2019년에는 채무증권 거래만으로 영업이익 4억8864원, 순이익 4억3777만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수익 역시 1년새 1380.9% 증가한 201억원을 기록했다.

IB부문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 2020년에도 가파른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575억원,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은 186.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48.7% 급증했다.


다만 올해 들어 본격적인 영업 확장기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은 다소 주춤하는 추세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말 25.04%에서 올해 3월말 19.79%로 하락했다. 출범 초기 목표로 했던 자기자본이익률 30%와는 다소 격차가 벌어졌다.

자본적정성 지표 역시 소폭 악화됐다. 올해 6월말 기준 순자본비율(NCR)은 241.0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총위험액이 약 42억원 증가하면서 19%p가량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만큼 일회성 이익이나 손실에 따라 지표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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