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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케이를 움직이는 사람들]'문화산업 터줏대감' 장욱진 이사, 저수익 타파 공신⑥'기생충' 등 영화 성공 사례 즐비, 기술융합 콘텐츠기업 투자 확대 과제

박동우 기자공개 2021-09-28 07:15:29

[편집자주]

2021년 벤처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창립 15주년을 맞이했다. 운용자산(AUM) 5900억원이 넘는 중견 운용사로 입지를 다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언택트(비대면)'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투자사로 평가를 받고 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핵심 구성원들의 커리어와 투자 성공 사례, 철학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3일 07: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험자본업계에서 문화 콘텐츠 섹터는 '저(低)수익' 분야라는 편견에 시달렸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여의치 않으니, 벤처캐피탈에서 마중물을 부으면 펀드 운용상 리스크에 직면할 거라는 의견들이 많이 나온 게 현실이다.

장욱진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이사(사진)는 "문화 영역의 수익률은 부진하다"는 세간의 통념을 타파하는 데 일조한 공신이다. 영화 '기생충'을 포함해 멀티플 3배를 웃도는 회수 성공 사례들이 즐비하다. 영상 작품 프로젝트부터 드라마 제작사 등 다방면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문화 산업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장 이사에게 남겨진 과제는 무엇일까.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과 융합한 콘텐츠 기업을 겨냥한 에쿼티(지분) 투자 비중을 늘리는 데 자신의 역할을 설정했다. 대중적 소비와 글로벌 확장성을 감안하면 문화 산업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마케팅·사업기획·경영' 역량 겸비, 컴퍼니케이 '최장수' 심사역

장 이사가 처음부터 문화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건 아니다. 평범한 대기업 사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뗐다. 1990년대 중반 삼성물산에 입사한 그는 건설부문 해외영업팀에 배치됐다. 당시 그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권역의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1997년 장 이사에게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 미래전략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 계열사의 해외 진출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컨설팅 조직인 만큼, 사업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하는 안목을 키웠다. 특히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발표한 '글로벌 마케팅 통합 전략'을 입안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은 아직도 장 이사의 뇌리에 잊히지 않는다.

사업 기획 역량은 2000년 일던 '제1 벤처 붐'과 맞물려 커리어 개척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동료들은 우후죽순 대기업을 떠나 창업에 도전했다. 활발한 이직 열풍 속에서 장 이사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1세대 벤처기업'으로 불리던 버추얼텍에 들어갔다. 5년 동안 IT 솔루션 분야의 신규 사업을 기획하는 데 매진했다.

2005년 버추얼텍이 모바일 게임 개발 업체인 거피게임즈를 분사했다. 이때부터 장 이사는 문화 영역과 밀접한 커리어를 쌓았다. 거피게임즈는 설립 1년여 만에 팬시 상품 전문 회사인 바른손에 인수됐다. 그는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맡아 휴대전화 게임 제작,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 등의 핵심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기업의 수장을 지내다가 과감히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진로를 바꾼 시점은 2008년이다. 장 이사는 "당시 바른손의 계열사였던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서 합류 제의가 들어왔다"며 "콘텐츠 섹터에 특화된 투자조합을 결성했는데 당초 운용을 맡은 심사역이 갑작스레 퇴사했으니 벤처캐피탈 업무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김학범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자리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가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몸담은 햇수로만 14년이 된다. 사내 심사역 가운데 가장 오래 일한 만큼, 그는 '맏형' 노릇을 해내고 있다.

투자 부문의 주요 축인 문화콘텐츠 섹터에 뿌리를 내렸다. △디지털콘텐츠코리아펀드 △문화-ICT 융합펀드 등의 운용을 총괄해왔다.

펀드레이징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드러냈다. 2017년에 약정총액 120억원의 '한국영화투자조합'을 결성한 사례가 돋보인다. CJ ENM, 쇼박스, NEW 등 국내 배급사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출자 조건을 구상하고, 우리은행을 주요 출자자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누적 200건 '1120억' 베팅, '대중 소구력·세계적 통용' 요소 주목

지금까지 장 이사는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와 스타트업을 통틀어 약 200건에 자금 1120억원가량 베팅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실적도 탄탄하다. 189건을 대상으로 960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투자 내역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영화'다. 160여편의 작품에 투자를 단행했다. 전체 자금 지원 건수의 약 80%를 차지한다. 빛나는 트랙레코드가 즐비하다. 투자 원금대비 4.7배의 수익을 올린 '극한직업'을 포함해 '베테랑'(3.8배) '수상한 그녀'(3.3배) 등의 결실이 눈에 띈다.

특히 2019년 개봉한 '기생충'을 계기로 영화 투자의 프로페셔널(professional)로 이름을 날렸다. 여타 프로젝트에는 5억~6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지만 장 이사는 '기생충'에 작품 투자액의 2배 수준인 12억원을 베팅했다.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를 통해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원만하다는 사실을 접하고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거라고 기대했다. 배급사인 CJ ENM으로부터 해외 선판매 실적을 파악하면서 흥행하리라는 확신도 품었다. 투자 성공 예감은 적중했다.

장 이사는 "영화 프로젝트는 보통 5년에 걸쳐 분기별로 투자 수익을 정산하는데, 통상적으로 1차 정산 때 전체 수익의 80%가량을 받고 그 뒤로 챙기는 금액은 미미한 편"이라며 "반면 '기생충' 작품은 해외 판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운용사에 쏠쏠한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구안에 힘입어 포트폴리오들이 탁월한 성과를 냈고, 펀드 운용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장 이사는 우리은행-컴퍼니케이 한국영화투자조합을 내년에 청산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프로젝트 딜(Deal)에 그치지 않고 지분 투자도 활발하게 전개했다.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앤뉴'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9년에 전환우선주(CPS)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50억원을 지원했다. 2년새 스튜디오앤뉴의 밸류에이션은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OTT '디즈니플러스'와 콘텐츠 독점 공급을 골자로 한 계약을 맺은 만큼, 성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간 문화콘텐츠 부문은 회수 성과가 부진한 분야로 인식됐지만, 장 이사는 이러한 편견을 깨고 싶어한다. 제작 프로젝트에서 기업 지분 투자로 자금 베팅의 무게추를 조금씩 옮기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바일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을 넘어 첨단 기술이 융합한 사업 아이템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AR을 접목해 가상 인간을 구현한 스타트업,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신생기업을 물색 중이다.

장 이사는 "대중의 소구력이 커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문화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뛰어나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한 만큼, 지금까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우량 기업을 발굴하는 에쿼티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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