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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신용정보사 등장…중소기업 조달 마중물" [thebell interview]윤덕찬 대표 "금융시장 17년만 신규 CB 도전…중소업체 '녹색 경영' 전환 기여"

양정우 기자공개 2021-09-24 12:40:0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7일 07: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금융 시장에 17년만에 새로운 신용정보사(CB·Credit Bureau)의 등장이 예고돼 있다. 신생사의 출범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는 건 국내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전면에 내건 CB이기 때문이다.

ESG 분석 기업인 지속가능발전소는 내년 초 자회사인 ESG평가정보의 신용정보업을 시작하고자 라이선스 허가를 신청한다. 두 기업의 수장을 맡은 윤덕찬 대표(사진)는 "ESG 전문 CB가 출범하면 중소기업도 지속가능 금융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중소기업까지 저탄소 경제라는 거대한 흐름에 오를 수 있는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지속가능대출 시장 개척, SCB 선도…중소기업 ESG 목표 제시 도구

ESG평가정보의 설립 목표는 명확하다. 중소기업이 ESG 역량을 토대로 돈을 빌리는 지속가능성연계대출(Sustainability-linked loan)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지속가능대출에 나서려면 외부평가기관의 중소기업 ESG 평가모델인 SCB(Sustainability Credit Bureau) 등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서 ESG평가정보가 SCB를 부여하는 역할을 맡고자 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기존 CB 업체의 CB 등급이나 기술신용평가(TCB) 등급을 활용해 중소기업에 대출을 벌였다. 과거엔 재무 여력을 갖춘 기업만 제도권에서 돈을 빌렸지만 TCB 도입으로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까지 대출 받는 게 가능해졌다. 여기에 SCB까지 추가되면 재무와 기술 역량이 부족해도 ESG가 우수한 기업이 조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윤덕찬 대표는 "앞으로 중소기업이 ESG를 관리하면 조달 루트가 다양해질 것"이라며 "은행의 기존 기업 대출과 함께 지속가능대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보증기관의 ESG 기반 부채담보부증권(CDO) 풀(pool)에도 참여하고 ESG 전문 투자자로부터 자금 유치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기관이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ESG 취지에 공감해도 당장 지속가능대출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ESG 평가를 사내 업무로 도입해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객관성을 확보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글로벌 ESG 가이드라인인 지속가능성연계대출 원칙(Sustainability-linked loan principle)에서는 외부 기관의 평가를 토대로 목표를 설정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기재돼 있다.

윤 대표는 SCB가 조달 루트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의 '녹색 경영' 전환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세계 정부는 ESG를 매개로 지속가능 금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 거대한 흐름에 보폭을 맞춰야 하는 건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가 ESG 역량을 높이는 과정에서 약점과 해법을 찾는 데 SCB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그는 "현재 수준에 맞춰 등급을 매기고 그 분류대로 금융 혜택을 주는 게 SCB의 최종 지향점이 아니다"며 "미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목표를 설정하는 근거로 활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변화하려는 중소기업에 여신을 제공하는 게 금융기관의 역할이고 지속가능대출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SCB, 지속가능발전소 AI ESG 기술 기반…크레딧 위험·미래 리스크에 무게

ESG평가정보의 SCB는 비상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70여 개의 ESG 평가 요소를 분석한다. 중소기업은 지속가능 경영 측면에서 대기업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금융기관도 비상장 중소기업의 ESG 정보를 얻는 게 만만치 않다. 이런 정보 부족의 난관을 자체 개발한 평가모델로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CB 평가모델은 모회사인 지속가능발전소의 ESG 평가모델이 기초 토대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지난 8년여 간 개발한 ESG 분석 특허 기술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산업별 특성에 맞춰 ESG 요소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분석하는 'ESG Performance Analysis'와 인공지능(AI) 기술로 매일 1만여 개의 뉴스를 분석해 평가하는 'ESG Incidental Analysis'가 핵심 기술이다.

국내 표준산업분류에 따라 총 25개의 업종별 ESG 성과를 분석할 수 있다. 글로벌 ESG 공시기준의 업종별 중요도 기준과 글로벌 대형 은행의 중소기업 평가모델을 참고했다. 뉴스와 공공 데이터 등을 활용해 리스크 평가의 정확성과 객관성도 높였다. AI를 기반으로 기업 신용과 부실 신호를 포착하는 무디스와 톰슨로이터의 신용 리스크 모델도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지속가능발전소의 ESG 평가 논리와 다소 차이도 있다. ESG 평가모델은 대기업과 상장사가 타깃인 반면 SCB의 경우 중소기업과 비상장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을 위한 신용평가가 1차적 목표인 만큼 크레딧(부채상환능력) 리스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보다 미래 리스크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도 차이점이다. 대기업은 지금 ESG 요소를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짚어보는 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앞으로 불거질 ESG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ESG평가정보는 이런 관점 아래 SCB 평가 논리를 설계했다.

윤 대표는 "최근 IBK기업은행과 함께 중소기업 ESG 평가와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평가 받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마다 ESG 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중소기업이 향후 10년 간 비즈니스의 방향을 정하는 데 ESG를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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