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우 SK수펙스 부회장 '원 포인트' 인사에 쏠리는 눈 그룹 차원 '중국담당' 첫 신설, 부회장 현지 파견
박상희 기자공개 2021-09-28 07:35:02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추석 연휴를 앞둔 17일 오후 서진우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사진)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정기인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과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계열사 최고책임자(CEO)를 맡으면서 영전한 이후 9개월 만의 ‘깜짝’ 부회장 승진 인사였다.앞선 부회장 승진 사례와 달리 서진우 부회장은 별도로 계열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수펙스 위원장 부회장으로서 승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SK그룹의 부회장은 기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과 유정준 SK E&S 부회장을 포함해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은 오너일가다.
전문경영인 부회장 가운데 박정호 부회장과 유정준 부회장은 각각 SK텔레콤과 SK E&S의 CEO를 맡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은 3년 전에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 현재는 미등기임원으로 있다.
서 부회장은 케이스가 다르다. 2016년 말 정기 인사에서 수펙스 인재육성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후 계열사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수펙스로 옮기기 이전 직책은 SK플래닛 대표이사 사장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승진과 더불어 SK그룹의 ‘중국담당‘을 맡았다는 것이다. 서 부회장은 인재육성위원장을 겸직하면서 SK의 중국 현지 사업을 총괄한다. 중국담당으로서 중국 현지에서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SK그룹이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직책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해외 계열사인 SK차이나가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2013년 이후 SK차이나 대표이사는 중국 현지인이 맡아왔다.
현재 SK차이나 대표이사는 중국 지린성 출신의 제리 우다. 제리 우 대표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해외통상 분야를 담당했고 2009년부터 중국 골드만삭스에서 IB 투자전문가로 근무했다.
SK차이나 대표를 한국인이 맡은건 SK㈜ 대표이사 출신의 박영호 부회장이 마지막이었다. SK그룹 관계자는 “박영호 부회장은 SK차이나 대표이사를 맡았고, 서진우 부회장은 단순히 SK차이나 대표이사가 아니라 SK 계열사의 모든 중국 사업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수펙스 위원장을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앉힌 것도 이례적이다. SK그룹은 외부에서 수펙스를 그룹의 ‘컨트롤 타워’에 비유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수펙스는 의사결정을 하는 조직이 아니라 협의하는 기구일뿐 계열사 경영은 이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이뤄진다고 강변해왔다.
SK그룹은 서 부회장이 중국 사업을 총괄한다는 의미 부여도 부담스러워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서 부회장은 SK그룹을 대표해 중국 측 이해관계자(stakeholder)와 이야기하는 창구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이 ‘중국담당‘직을 처음으로 신설해 부회장 직급을 선임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기업의 무덤’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SK만은 주저앉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SK그룹은 오래전부터 중국담당 신설을 고민해왔다.
SK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 출장 가면 총 격리 기간 3주에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자가격리 2주를 포함해 한달 넘게 경영에 차질이 빚어져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오래전부터 논의해왔던 그룹 차원의 중국담당 신설을 더는 미룰 수 없다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장을,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이 시노펙과 합작해 설립한 우한 중한석화를 각각 운영하는 등 중국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옌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신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렌트카사업을 매각하는 등 최근 중국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미국, 동남아 등과 함께 SK의 핵심 글로벌 사업 거점인 중국에서 파트너 기업들과의 시너지 강화, 중국 사업 구조 재편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부회장은 SK차이나가 공식 출범한 2010년 SK그룹의 중국 내 정보통신 및 신사업을 책임지는 G&I CIC 사장을 맡으면서 현지에 1년 간 체류한 경험이 있다.
1989년 SK그룹에 입사한 서 부회장은 유공(현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을 거쳐 SK플래닛 CEO를 맡는 등 그룹 내 인터넷 신사업과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했다. 2017년부터는 인재육성위원장을 맡아 그룹 차원의 인재 발굴과 양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2017년부터 5년째 수펙스에 몸담고 있다. 1961년생인 서 부회장은 먼저 부회장직에 오른 박정호 부회장(1963년생)이나 유정준 부회장(1962년생)보다 연배가 높다. 수펙스에 오랜기간 몸담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는 나이가 같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대식 수펙스 의장은 1960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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