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인사는 도무지 아닌 것 같다. 앞으로가 우려된다." 한 금융권 인사는 황현선 연합자산관리(유암코) 감사가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2본부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투자운용2본부장은 정부 정책 자금 7조원을 포함해 총 20조원의 뉴딜펀드와 정부자금 1조5000억원을 포함해 총 4조원 가량의 구조혁신펀드를 운용하는 중책이다.민간 사모펀드(PEF)의 운용 방식, 투자 기업 선정 등 고도의 금융 지식이 필요한 자리다. 이런 자리에 투자 경력이 전혀 없는 인사를 선임했다. 자칫 '선무당이 사람 잡는 식' 투자 결정이 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벨의 보도 이후 대다수 언론은 이번 인사를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부정적 시각을 보냈다. 결국 황 전 감사가 자진사퇴를 선택해 이번 논란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보수가 좋은 금융권 자리는 논공행상하듯 경력없는 인사들이 매번 선임됐다. 낙하산을 넘어 깜깜이 인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황 전 감사의 자리를 대신해 권인성 변호사가 은행들이 출자한 구조조정 전문기업 유암코의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법조인 경력 4년에 대한투자신탁 재직 이력이 전부다. 이같은 짧은 경력으로 기업 구조조정 투자를 위한 금융과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실무적 역량이 준비됐는지 의문이다. 유암코 전현직 인사를 비롯해 금융권 전반이 권 변호사가 왜 선임됐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
한국 금융은 현재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코스피는 3000선을 돌파했으며 경영참여형 PEF는 올해 누적 약정액 100조원을 넘겼다. 모든 지표가 성숙기에 다가가고 있지만 유독 공적 금융기관 인사만 옛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 부문의 전문성을 공적기관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뉴딜, 구조조정 분야에서 '발목잡기', '퇴행' 등이 빈번히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
물론 공적기관인만큼 정부 정책에 이해도가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금융 경력이 충분히 검증된 인사를 우선적으로 추린 후 임명하면 된다. 언제까지 '내편 인사', '낙하산 알박기', '논공행상'이란 오명을 이어갈 수는 없다. 인사가 곧 만사다. 신임 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 임명에서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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