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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넥스트 스텝]'차이나뷰티의 반격' 빛바랜 中 디지털채널 전환①이커머스경쟁 심화 '구조조정 퇴색', 양적팽창 '로컬 브랜드' 급성장 수성총력

전효점 기자공개 2021-09-30 07:33:00

[편집자주]

'K뷰티의 얼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변화와 혁신을 시도했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신임 수장인 김승환 대표가 총대를 메고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약속을 대부분 이행했지만 기대 만큼 실적이 회복되지않았다. 업계에서는 부진의 원인이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 변수와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향후 전개될 사업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최악의 시기를 보낸 아모레퍼시픽은 연말 수장 교체 후 조직과 전략을 가다듬고 재기에 나섰다. 특히 전략 시장인 중국에서 사업구조 재편과 실적 회복에 사업 초점을 맞췄다.

중국은 과거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시키며 영광을 안겨준 시장이다. 동시에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최대 소비국이자 제조국이다. 김승환 신임 대표가 여기에 승부수를 던진 이유도 중국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문구: 'AMOREPACIFIC'의 이미지일 수 있음


1년이 지났다. 중국 진출 전략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거뒀다. 구조조정이 일정대로 진행했지만 현지 시장의 변화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 결과적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신규 채널에서도 한층 치열해진 경쟁에 시달렸다.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서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중국발 '판의 재편'…강력한 외생 변수로 작용

중국 화장품시장은 최근 수년간 생태계가 급변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현지 화장품시장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드는 과정에서 연평균 20%씩 초고속 양적 팽창을 거듭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체 소비 시장이 위축됐는데도 화장품 소비는 전년대비 9.5% 성장했다. 특히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18년 전체 채널의 30%에서 지난해 40%까지 확대됐다.

*자료출처=KOTRA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의 이커머스시장 쟁탈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해온 로컬 소호 브랜드의 경쟁력이 급성장했다. 이른바 'C(China)-뷰티'의 반격이었다. 완메이르지, 화시즈와 같이 온라인에서만 수조원 규모 매출을 거두는 현지 화장품 유니콘이 속속 등장했다.

정부 규제 역시 점점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자리잡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12차례 걸쳐 관련 법규를 재개정하면서 규제의 고삐를 쥐었다. 화장품 중국 통관 수입 절차에서도 규제 변화가 있었다.

일련의 변화를 겪으면서 한때 K-뷰티라는 이유로 지갑을 열던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 현상이 희석됐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 증가율은 3% 선에 머물렀다. 전년도 성장률 16%에 훨씬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위 3개국(일본, 한국, 프랑스) 평균 수입액 성장률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스킨케어 화장품 수입액 자료에서 한국은 2018년까지만 해도 굴지의 1위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작년 기준 3위로까지 경쟁력이 하락했다.

K-뷰티가 글로벌 럭셔리에 비해서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고 소호 매스티지 브랜드에 비해서도 가격이나 품질로 어필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위치로 내려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K-뷰티 역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자료출처=KOTRA

◇'한때 장점' 유형자산 투자…'발 빠른 적응' 족쇄로

'판의 재편'이 국내에서는 LG생활건강보다 아모레퍼시픽에게 더 뼈아프게 다가왔던 것은 내부적 요인을 빼고 설명할 수 없다. 양사가 그간 국내외 시장에서 차용했던 전략은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면세채널 육성에 주력했고 신시장 진출 과정에서 유통망이 필요하면 주로 현지 네트워크를 인수합병(M&A) 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오프라인 직진출에 투자를 집중했다.

중국에서는 이니스프리,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는 에뛰드 등 전략 브랜드를 내세워 직영점 출점에 주력했다. 출점 방식도 핵심 도시 메인 상권의 대형 점포가 대부분이었다. 막대한 유형자산 투자, 고정비, 현지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했다.

이니스프리는 중국 지역에서 아모레퍼시픽이 그간 누적해온 비대한 사업 구조가 어떻게 발빠른 전략 변화에 장애로 작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한때 아모레퍼시픽 중국 매출의 55%~60%에 육박하던 이니스프리는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점포 확장 정책을 유지, 현지 점포가 600여개를 훌쩍 상회했다.

그간의 그룹의 성장 경험을 톺아보면 출점 확대는 양적인 성장과 브랜드 파워 증대를 의미했다. 이니스프리의 경쟁력은 이미 2019년 상하이와 베이징 등 상대적으로 트렌드에 기민한 중국 1·2선 도시에서 외면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3·4선 중소 도시 출점으로 방향을 틀면서 점포 투자에 기반한 팽창 전략을 고수했다. 이는 LG생활건강이 2018년 중순 이미 오프라인 점포가 경쟁력을 잃고 있는 트렌드를 읽고 동급 브랜드 더페이스샵 135개 점포 전체에 대해 일사불란하게 철수 결정을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작년 들어서야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추진하기 시직했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장을 연초 600개에서 연말 430개까지 줄이면서 가파르게 줄이면서 사업 재편에 나섰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170개, 100개를 추가로 폐점, 내년 말까지 현지 점포를 200개만 남겨둔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점포 정리를 속행하는 과정에서 고정비 지출 구조는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폐점 점포 대부분이 직영점인 탓에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것은 불가피했다. 작년 말 기준 700억원 규모의 유무형 및 사용권자산 손상차손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됐다.


◇실적 반등 불구 우려 여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제 시작"

구조조정은 점포 정리로 끝나지 않았다. 과거 점포 출점과 발맞춰 대부분의 브랜드 전략이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온라인 사업구조의 이행은 전체 사업의 기틀을 다시 구축하는 일이었다. 채널뿐만 아니라 브랜드, 상품까지 온라인 고객에게 맞춰 변경해야 했다.

이같은 문제 인식 아래 김승환 신임 대표의 주도로 지난해부터 이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 이어졌다. 디지털 전환 전략은 올 들어 일부 성과로 이어졌다. 아시아 매출은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반기 누적 아모레퍼시픽 아시아 매출은 83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3%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4%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룹 전체의 올해 반기 누적 매출은 1조3034억원,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190%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2015년도 동기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전환되지 않는 한 시장의 우려는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경쟁 강도가 완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아모레퍼시픽 중국 법인 매출은 현지화 기준으로 6%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을 10%포인트 가량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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