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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기업가치 재평가]메신저로 세운 플랫폼 제국…수익화의 '딜레마'① 2019~2020년 본격적인 사업 재평가…규제 강화 움직임에 수익화 '난항'

김슬기 기자공개 2021-09-29 08:36:49

[편집자주]

카카오는 혁신이었다. 2010년 3월 나온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생활을 단숨에 바꿨다. '문자'를 대신해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말그대로 '국민 메신저'가 됐다. 이후 카카오는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운송 등으로 확장하며 모바일 생활 플랫폼이 됐다. 올해 카카오그룹은 시가총액 100조원, 128개의 종속기업을 거느린 대기업이 됐다. 일상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카카오는 불공정 경쟁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불러 왔다. 국민메신저에서 탐욕의 대상이 됐다. 더벨은 카카오그룹의 성장전략과 기업가치 등을 통해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을 재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사람과 세상을 향한 모든 연결의 시작'을 모토로 성장해왔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2010년 3월 18일 무료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뒤흔들었다. 카카오톡은 출시 2년여만에 가입자 4000만명을 거뜬히 넘기면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주식시장에 등장했다. 카카오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는 형식의 우회상장을 선택했다. 카카오는 2016년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M&A 시장의 이슈 메이커로 등극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M&A로 자본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카카오는 꾸준히 사업 확장과 분사를 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가치를 평가 받은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2018년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은 8조원에 불과했다. 2년 뒤인 2020년말 시가총액이 30조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 상반기 72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카카오는 '코로나 수혜주'란 평가 속에 시가총액이 커졌다. 하지만 그 이면엔 최근 몇년간 진행한 '수익화'가 뒷받침됐다. 카카오는 다각도의 수익화를 시도하다 최근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에 발목이 잡혔다. 카카오가 갖은 수익화를 추구했어도 여전히 수익률은 10%를 갓 넘긴 수준이다.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의 숙명과 플랫폼의 사회적 기능이란 딜레마에 빠져 있다.

◇ 우회상장으로 시장 첫 평가…2014~2018년 주가 흐름 지지부진

카카오의 시작은 2006년 만들어진 아이위랩(I.W.I.LAB)이다. 아이위랩은 카카오톡을 만들기까지 인터넷 북마크 컬렉션 서비스인 부루(buru), 소셜랭킹 서비스 위지아(wisia) 닷컴 등을 내놓은 바 있다. 모두 실패로 끝났다.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왔고 아이위랩은 2010년 3월 카카오톡을 내놓았다. IOS 버전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하면서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가 됐다. 아이위랩은 2010년 9월 사명도 카카오로 변경했다.

'무료 문자'를 표방했던 카카오톡은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 1년만에 1000만명, 2012년 3월 4000만명을 돌파했다. 2011년 11월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나왔고 2012년 5월 보이스톡이 출시됐다. 2012년 7월 카카오톡과 연계한 '카카오 게임하기'를 본격적으로 오픈하며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올랐다.


당시 카카오는 '게임하기'로 돈을 벌었다. 2013년 연결 기준 매출액 2108억원, 영업이익 659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356%, 843% 증가했다. 이익률은 30%를 넘겼다.

하지만 '게임하기'에만 의존하는 수익구조가 문제였다. '게임하기'의 이익 비중이 80%대였다. 다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카카오는 2014년 5월 국내 포털 2위인 다음과 합병을 발표하며 우회 상장을 택했다.

당시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비율은 1:1.5555137였다.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의 발행신주와 교환했다. 형식적으로는 상장사인 다음에 카카오가 흡수됐지만 합병 이후 최대주주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으로 변경됐다. 합병 완료 후인 2014년 10월 김 의장의 지분율은 21.96%, 케이큐브홀딩스 17.38% 등으로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하면 43.95%였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우회상장을 택한 이유로 게임 외 콘텐츠로 수익화를 이루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업가치 평가를 높게 받기 어려웠다는 점을 꼽는다. 합병 직후 카카오는 시가총액 8조원을 넘어서면서 코스닥 시장 1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2013년말 다음 시가총액이 1조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가치가 6조~7조원였던 걸로 역산할 수 있다.

다만 우회 상장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렇다할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면서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다. 2016년 국내 1위 음원 서비스인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원에 인수, 음악 콘텐츠로 사업을 확장하고 수익원 다각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시장의 평가는 박했다. 2016년말에는 주가가 7만원대까지 하락, 시가총액은 5조원대로 내려앉았다.


◇ 톡비즈로 안정적인 수익화 성공…규제 강화로 자회사 수익화엔 빨간불

카카오가 사업을 하며 지켜온 기본철학은 '사람이 모이면 돈이 모인다'는 것이었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만 46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각종 서비스를 확장했다. 2014년 간편결제 서비스, 2015년 카카오택시 서비스 등을 시작했고 각종 사업을 분사시켰다. 2016년 카카오뱅크, 2017년 4월 카카오페이, 그해 8월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독립했다.

확장해 온 사업은 2019년에 빛을 봤다. 그해 카카오는 게임·포털 업계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대기업으로 올라섰다. 실적으로도 그해말 연결 기준으로 매출 3조원, 영업이익도 2000억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비즈)를 적용하면서 수익 모델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그간 키워온 콘텐츠와 지적재산권(IP) 비즈니스가 더해지면서 시장에서 카카오 성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2020년 처음으로 연결 기준 이익률 10%를 넘겼고 시가총액 역시 34조원까지 커졌다. 올 상반기 시가총액은 72조원대다.


카카오의 시작부터 이어진 고민은 수익화다. 다음과의 합병 이후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동안 카카오는 수익률이 10%대를 좀체 넘기지 못했다.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 11%를 기록, 올해 본격적으로 성장 결실을 볼 참이었다. 특히 '비즈보드·톡채널·알림톡'으로 이어지는 톡비즈의 가파른 성장은 카카오 실적의 지지대가 됐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20~30%대 이익률을 보인다. 구글이나 네이버와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ICT 기업에게 10%의 이익률은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탐욕의 상징이 돼 정치권의 규제 대상이 됐다.

카카오는 지난해말 연결 종속기업 수는 115개다.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판의 근거다. 하지만 카카오 공동체 중 이익을 내는 기업은 카카오커머스(현 카카오 합병),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정도에 불과하다. 카카오 입장에선 돈을 벌기도 전에 규제부터 당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일상과 밀접한 생활 서비스에 대한 과금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더욱이 선거 시즌과 맞물려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이 카카오를 향하고 있다. 카카오는 여론의 질타를 피하며 수익화를 추구해야 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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