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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넥스트 스텝]'파격행보' 김승환 대표 1년, 이커머스 진화 어디까지 왔나②'구조조정·온라인 재편' 체질개선 총대, 오프라인 점포망 단기 축소 한계

전효점 기자공개 2021-09-30 07:33:53

[편집자주]

'K뷰티의 얼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변화와 혁신을 시도했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신임 수장인 김승환 대표가 총대를 메고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약속을 대부분 이행했지만 기대 만큼 실적이 회복되지않았다. 업계에서는 부진의 원인이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 변수와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향후 전개될 사업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10: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작년 말 6년만에 신임 대표를 맞이했다. 서경배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전략통 김승환 부사장(사진)이 발탁됐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인 12월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을 모아 전략 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과 사업 목표를 소상히 공유했다. 첫 대외 행보는 파격적이었다.

간담회에서 김 대표가 언급한 내용은 이듬해 1월 신년사에서 한층 구체화 됐다. 요약하면 '구조조정'과 '체질 변화'였다. 점포·인력 등 비효율적 자산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감축하고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미다.

당시 신임 수장이 보여준 변화 의지는 시장의 기대감으로 전이됐다. 전략간담회 직후 주가는 연중 최고가로 치솟을 정도였다. 그로부터 만 1년이 지난 현재. 김 대표는 실제로 상당폭의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위기감은 부임 당시보다 한층 짙어진 상태다. 큰 폭으로 증가했던 시가총액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이룬 성과와 한계는 무엇일까.

◇날렵해진 몸집…오프라인 중심 비효율 자산 감축

지난 1년간 실제로 그는 계획을 속도감 있게 실행에 옮겼고 특정 부문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가장 먼저 작년 하반기 15년차 이상 근속한 본사 인력에 대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서를 접수했다. 작년 3분기 기준 5653명이었던 아모레퍼시픽 정규직 직원이 올해 상반기 4978명으로 675명 줄어들었다. 전체 정규직 인력의 10% 이상에 대한 감축이 이뤄진 셈이다.

점포 효율화도 단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국내 아리따움 매장은 김 대표 취임 직후 806개에서 올해 상반기 700개로 100개 이상 감소했다. 중국에서는 이니스프리 브랜드 점포가 올해와 내년 270개 감축이라는 일정에 발맞추고 있다. 미국에서도 현지 이니스프리 매장을 대부분 정리했다. 기타 브랜드 또한 백화점 내 입점 매장을 축소하고 아마존, 세포라 등 온라인 채널 입점으로 전환 중이다.

직영점을 중심으로 한 점포 정리는 총 자산 가운데 유형자산 비중의 감축과도 직결된다. 2018년까지 아모레퍼시픽그룹 연결 기준 유형자산은 3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2019년부터 감소세에 돌입했다. 작년 말 기준 3조800억원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3조원까지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한층 날렵해진 몸집으로 이커머스 중심 기업으로 전환 준비를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브랜드 재편에도 박차를 가했다. 올해 실적 회복을 주도할 브랜드로 설화수와 라네즈로 재정립하고 다소 이미지가 퇴색한 라네즈 리브랜딩과 브랜드 육성을 지시했다. 앞선 작년 11월 양대 브랜드를 각각 독립된 유닛으로 분리시키고 브랜딩과 마케팅, 채널 전략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조직적 기반도 마련했다.

반년 만에 성과가 드러났다. 실제로 설화수는 올 들어 이니스프리의 빈 자리를 메우고 중국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브랜드로 거듭났다. 중국 매출 1위 브랜드로 부상한 설화수는 올해 현지 브랜드 매출이 2분기 60%, 3분기 35%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에는 신규 브랜드로 더마 부문 육성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이달 국내외 인지도를 확보한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1800억원에 지분 투자하면서 더마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코스알엑스는 연매출 800억원 규모 더마 브랜드인 동시에 매출 80%를 해외 40여개국에서 거두고 있는 글로벌 강소 브랜드다. 기존 자사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 역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설화수 및 라네즈 브랜드 *자료출처=아모레퍼시픽그룹 IR

◇'이커머스' 체질개선…올해도 이어질듯

온라인 전환의 목표도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편이다. 창사 이래 오프라인 점포망에 충실했던 사업 구조를 단숨에 이커머스 위주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작년 말 전략감담회에서 올해 국내와 중국에서 각각 30%의 성장을 실현한 가운데 이커머스 매출 비중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었다.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들지만 이를 온라인 대체하고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었다.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은 실제로 국내에서 1·2분기 온라인 성장률 각각 30%, 40%를 달성했다. 중국에서의 이커머스 전환 역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국내에 비해 훨씬 치열해진 경쟁에 실적과 수익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온라인 매출은 1분기 30% 성장했으나 2분기 이후로는 성장세가 다소 꺾인 상태다. 설화수의 경우 온라인 채널에서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니스프리는 오프라인 매출의 온라인 이전이 둔화되면서 전체 채널 성장률을 잠식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그룹의 존망이 달린 목표이자 구조조정이나 브랜딩 등 다른 목표에 비해 중요도가 선행한다. 점포 구조조정은 오프라인 중심 사업구조를 고수하면서 비대해진 비효율 자산을 감축하는 것이다. 이커머스로 체질 전환은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느냐를 결정한다.

업계는 김 대표가 이커머스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느냐에 첫 임기 성패가 달려있다고 관측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전반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 핵심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실제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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