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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의 美 크레이튼 인수 이끈 '지주사' 지원 DL케미칼, 현금 1조 투입…2020년 카리플렉스 인수 계기 관심 확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1-09-30 07:44:1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8일 11: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스페셜티(Specialty) 화학 분야 인수합병(M&A)을 공언했던 DL케미칼이 약 2조원에 미국 크레이튼(Kraton)을 인수하기로 했다. 1월 DL케미칼이 대림산업(현 DL)에서 분할됐을 때만해도 대형 M&A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지주사인 DL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한 덕에 크레이튼을 품을 수 있었다.

28일 DL케미칼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를 열어 미국 석유화학회사 크레이튼 지분 100%를 16억 달러(약 1조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인수계약에 대한 양사 이사회 승인은 모두 마쳤고 오는 12월 크레이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 거래가 종료될 예정이다.

사진출처=크레이튼 홈페이지

인수 구조는 DL케미칼의 손자회사인 ‘DLC US Inc.’와 크레이튼이 합병해 ‘New Kraton Corp.’를 설립하는 식으로 짜였다. 이 과정에서 상장사였던 크레이튼은 비상장사로 바뀐다.

DL케미칼의 크레이튼 인수 구조(출처=DL)

◇DL 나선 '4500억' 유상증자로 M&A 재원 마련

DL케미칼의 크레이튼 인수는 DL그룹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육성 의지에서 시작됐다. 올해 초 물적분할된 DL케미칼은 출범 초기 2019년 15%이던 스페셜티 영업이익 비중을 2025년까지 4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DL그룹은 이를 위해 M&A를 통해 사업을 키우는 볼트온(Bolt-On) 전략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DL케미칼의 현금 보유고만으로는 대형 M&A가 어려웠다. 지난 1월 DL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DL그룹 지주사인 DL이 DL케미칼에 지원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DL케미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DL은 지난 6월 주주배정 방식으로 이뤄진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DL케미칼의 투자 재원 마련에 힘을 실어줬다. 1분기 말 기준 3855억원이던 DL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상반기 말 9208억원까지 증가했다.

DL케미칼 자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도 증가하면서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원을 훌쩍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L케미칼은 1조8800억원의 인수 자금 중 1조원을 현금으로 부담할 계획이다. 나머지 8800억원은 인수금융을 활용해 충당한다.

◇크레이튼 원천기술 확보 위해 인수 결정

DL그룹과 크레이튼의 인연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3월 당시 대림산업은 크레이튼의 수술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였던 카리플렉스(Cariflex)를 5억3000만달러(약 6200억원)에 인수했다.

카리플렉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용 소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2분기 매출은 654억원,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8%에 달했다. DL케미칼은 대림산업 시절이던 지난해 7월 600억원을 투자해 브라질 공장을 증설하며 사업을 키우기도 했다. DL케미칼 입장에선 스페셜티 M&A 성공 경험이 쌓이며 크레이튼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커졌다.

특히 DL케미칼은 800여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크레이튼의 원천기술을 사업에 활용하고 싶어 했다. 다만 크레이튼의 핵심 소재를 국내로 수송해오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 고민 끝에 아예 회사를 인수해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DL그룹 관계자는 “미국, 유럽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크레이튼의 원료를 수입해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려 했는데 물류비로만 톤(ton)당 500억원 가량이 지출된다는 분석이 있었다”며 “회사를 인수해 기술을 갖게 되면 비용을 절감하며 사업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폴리머 사업부의 주력 제품인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쓰이는 첨단 기술 소재다.

크레이튼은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억3100만달러(약 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억1700만달러(약 1400억원)을 기록했다.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社 SBC 생산 공장(제공=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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