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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인증 발목' 톱텍, 악성 재고 '빅배스'로 반전 모색 마스크 물량 대거 손상 처리, 올 상반기 영업손 400억…신성장동력 찾는 '정지작업' 해석

황선중 기자공개 2021-10-06 12:49:54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1일 10: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화 장비(FA) 제조업체 '톱텍'이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마스크 수요 감소가 예견되고, 기존 사업 역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창고에 쌓인 재고부터 정리하고 나섰다. 향후 사업적 변화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톱텍은 올해 악성 재고를 대거 정리하고 있다. 재고자산 규모(연결 기준)는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98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580억원으로 줄었다. 1년 만에 40.8% 감소한 것이다.

줄어든 재고자산의 절반가량은 지난해 생산한 나노필터 마스크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생산라인까지 증설했지만, 기대와 다르게 판매가 부진했다. 안전성 문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KF(Korea Filter) 인증을 받지 못한 점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자연스레 마스크가 창고에 쌓여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재고자산회전율은 전년동기 3.7회에서 1.6회까지 내려갔다. 회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재고자산의 판매 속도가 더뎌졌다는 의미다.

제품의 가치도 점점 하락했다. 이 때문에 재고자산 평가손실충당금도 증가했다. 통상 기업은 재고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 재고자산 취득 원가와 대조해 평가손실충당금을 쌓는다. 미래에 발생할 잠재적 손실을 미리 실적에 반영하는 것이다.

톱텍은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 평가손실충당금으로 425억원을 반영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69억원이었다. 충당금의 증가는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충당금은 매출원가로 계상되기 때문이다. 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이 클수록 매출원가가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66.6%였지만 올해 상반기 113.5%로 올랐다. 매출원가율이 100%를 웃돌면서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원가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제품을 생산해 벌어들인 수익보다 생산에 투입된 비용이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 판관비도 포함되면서 적자폭은 더욱 커졌다. 올해 상반기 기록한 영업손실 규모는 420억원이었다. 영업비용(매출원가+판관비)이 매출액(775억원)보다 420억원 더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고자산 정리가 사업 재정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영진이 새로운 청사진을 그릴 때 시장성 없는 재고자산을 털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톱텍은 현재 마스크뿐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침체를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마스크를 생산하는 나노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0.9% 감소했고, 주력 사업인 FA 부문은 같은 기간 44.5% 줄었다. ESS 부문은 사실상 영업을 멈춘 상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자산 보유 규모만 1100억원이다.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510.6%, 부채비율은 13.0%다.

톱텍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업 목적에 '유리 및 유리제품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의 밑그림을 그린 상태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공개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여러 분야를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톱텍 관계자는 "기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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