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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친환경' 옷 입는 LX인터내셔널, 그룹 '선봉장''석탄사업 축소' 의지 확고, 포트폴리오 전환에 M&A 활용…"위드 코로나, 신사업 기회로"

유수진 기자공개 2021-10-08 07:50:0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6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춘성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 대표는 33년차 '상사맨'이자 'LG맨'이다. 1989년 럭키금성상사(LX인터내셔널 전신)에 입사한 이래 30년 넘게 한 회사에 몸담으며 상사업이란 한 우물을 파왔다. 특히 석탄사업과 인연이 깊다. 2006년 석탄팀장으로 첫 보직을 달았고 2009년 석탄사업부장 시절 첫 임원(상무) 승진을 했다.

취임 3년째인 올해 LX인터내셔널은 옷을 갈아입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의 투자원칙이 강화되면서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특히 LG그룹에서 떨어져나오며 기존 사업에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그간 내부거래로 확보하던 물량이 향후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ESG경영' 강조, 친환경 키우고 석탄 줄인다

윤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친환경 산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저탄소사회 전환에 기여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계의 최대 화두인 'ESG경영'을 어떤 식으로 펼치고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구체적으로 니켈 등 2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핵심 광물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첫번째 투자처는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이다. 그는 "중소형 광산 취득을 시작으로 점차 대형 광산까지 사업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니켈 광산에 투자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력과 바이오매스 등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과 같은 친환경 분야 신사업 진출을 위한 탄소배출권, 폐기물 처리 등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독자 운영 사업모델'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헬스케어와 디지털컨텐츠 등 미래 유망분야에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시도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표는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통해 자원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고자 한다"며 "비자원분야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킨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동시에 석탄사업의 비중을 이전보다 낮추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전체를 놓고 보면 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쪽으로 전환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석탄은 LX인터내셔널이 ESG경영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단계적 축소가 거론돼 온 사업이다.


1964년 2월생인 윤 대표는 연세대 지질학과 학사와 동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1989년 럭키금성상사 시절 LX인터내셔널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6년 석탄팀장을 시작으로 석탄사업부장, 인도네시아지역총괄, 자원부문장을 두루 거쳤다. 2009년 상무로, 2013년 전무로 승진했고 2018년 초 부사장을 달았다. 이듬해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올해로 3년차다.

석탄팀장을 오래 맡았던 만큼 최근 ESG 경영 흐름에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지만 윤 대표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석탄사업에 대해서는 추가 투자를 지양하고 현재 운영 중인 프로젝트들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ESG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신속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및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M&A 등 인오가닉 방식을 통한 성장 모멘텀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LX그룹 차원의 행보와도 맥을 같이 한다. LX그룹은 지난 7월 처음 개최한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ESG경영'에 대해 논의했다. 구본준 회장을 비롯해 당시 회의에 참석한 5개사 CEO들은 ESG를 필수 요소로 삼아 회사의 경영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주사인 LX홀딩스는 그룹차원의 'ESG경영 체계' 마련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윤 대표 "LG와의 거래 지속…위드 코로나, 또 다른 기회" 자신감

상사업 특성상 LX인터내셔널은 LG그룹 내부 물량을 바탕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2018년 이래 내부거래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지난해 전체 매출의 53%가 국내외 계열사에서 발생했다. 국내로만 따지면 11%다.

'내부거래 비중 낮추기'는 LG그룹의 품을 떠나는 LX인터내셔널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숙제로 여겨져 왔다. 당분간은 거래가 지속되겠지만 언제 끊겨도 이상할 게 없는 사이기 때문이다. 일각에는 성공적인 사업적 독립 여부가 LX인터내셔널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할 거란 시각도 존재했다.


지난해 기준 LX인터내셔널(당시 LG상사)과 거래가 많았던 LG그룹 국내 계열사는 LG전자(3027억원)와 LG화학(548억원)이다. 해외에선 LX인터내셔널 싱가포르법인(7820억원)과 미국법인(5021억원)이 주요 거래 상대방이었다. 순수한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은 13% 내외로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LX인터내셔널의 해외법인이나 LX그룹 소속사와의 거래는 향후에도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윤 대표는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관계가 쉬이 끊기지는 않을 걸로 내다보고 있다. 고객사에 최적화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전담조직 운영·최적 운임 제공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IT부품 트레이딩과 물류사업은 LG 계열사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기존 LG 계열사들과 진행해온 사업은 지속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략적인 사업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 전망은 어떨까. 윤 대표는 그동안 억제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이동 증가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상승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경제 회복세와 이에 따른 원자재 시황 상승은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LX인터내셔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그는 "위드 코로나는 LX인터내셔널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과 의료 및 헬스케어, 웰니스, 디지털 분야 등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규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추가 사업 발굴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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