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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FI 갈등]어피너티 측 제시한 내재가치 '무리한 주장' 역풍EV는 장부가격일뿐 시장가격과 괴리, 풋옵션 산정 가격 '무관' 지적도

김민영 기자공개 2021-10-07 07:27:24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6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의 주식 가치평가보고서 작성 과정에 ‘허위보고’와 ‘부정청탁’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측 변호인들이 내재가치(Embedded Value·EV)에 따른 교보생명 주당 가격이 43만원을 넘어선다고 주장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EV는 장부가치일뿐 시장가격에 곧바로 대응하는 게 아닌데도 변호인 측이 안진이 추산한 풋옵션 가격의 적정성을 위해 EV를 100% 시장가격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잡음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일단 EV는 보험사의 현재 보유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평가 지표다. 현가로 조정·할인된 순자산가치(ANW)와 보유계약가치(VIF)를 합쳐 계산한다. 자산과 보험부채의 만기가 길고 평가 기준이 달라 재무제표만으로는 정확한 가치를 파악할 수 없는 보험사의 특성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이 EV에 대한 논쟁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처음 나왔다.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된 이날 공판은 오전과 오후 통틀어 6시간이나 진행됐다.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을 검찰에 고발한 장본인이기도 한 박 부사장은 2차 공판에 이어 3차 공판에도 출석해 법정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들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박 부사장은 검사와 피고인 측 변호인이 합의해 증거로 채택한 ‘P/EV 상대평가에 의한 교보생명 지분가치 추정’ 자료를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보생명 경영지원실이 매년 산정하는 EV와 삼성·한화생명 실적 발표 자료에서 얻은 회사들의 EV를 근거로 해당 자료를 만들었다고 한다.

변호인 측은 EV로 산정한 교보생명 주당 가치가 안진이 산정한 공정시장가치(FMV) 보다 높다는 점을 짚었다.

교보생명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어피너티컨소시엄의 풋옵션 행사일인 2018년 10월 22일 종가 기준 교보생명의 EV는 주당 43만3951원이다. 컨소시엄의 풋옵션 행사가격 40만9912원 보다 높다. 이를 근거로 변호인 측은 풋옵션 가격이 부풀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 측은 교보생명이 풋옵션 갈등 초창기 이런 EV를 산정했음에도 EV 산정 결과를 안진 측에 제공하지 않아 가치평가 업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부사장은 변호인 측이 EV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무리한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보험사 EV는 장부가격일뿐 시장가격과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계산할 때 추정하는 주당순자산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재판에서 “실제 생보사 가치가 이자율과 거시경제로 인해 변동하는데 거시경제 측면을 들어내고 순수하게 얼마나 잘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라며 “주가 대비 EV 비율(P/EV)은 2018년 10월 22일 당시 교보생명의 주당 가치는 최대 21만원”이라고 말했다.

2018년 말 기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주당 EV는 각각 18만922원, 1만1547원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10월 22일 실제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종가(삼성 9만1700원·한화 4680원)와의 괴리를 뜻하는 P/EV는 각각 51%, 41%에 이른다. 교보생명은 평균 업계 EV를 46%로 계산했다.

이 평균을 적용한 교보생명의 주당 가치는 19만9617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생명의 P/EV 51%를 적용해도 최대 21만9948원으로 계산됐다.

교보생명의 EV를 근거로 안진이 계산한 풋옵션 가격이 부풀려진 게 아니라는 변호인 측 논리를 증인인 박 부사장이 반박한 것이다. 변호인 측은 박 부사장의 반박에 이렇다 할 반론을 펴지 못하고 다른 신문으로 넘어갔다.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시장가격과 P/EV 간의 괴리가 더 심해졌다는 걸 언급하며 박 부사장의 논리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작년 말 삼성생명의 주당 EV는 21만7950원으로 지난해 12월 30일 주가 7만9100원과의 P/EV는 약 36.3%다. 한화생명은 P/EV는 21.8%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판의 핵심은 풋옵션 가격을 산정할 때 컨소시엄과 안진 회계사들이 공모를 했는지 여부인데 변호인 측은 신 회장과 교보생명에 대한 흠집내기 등 변죽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면서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교보생명도 공판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EV는 공정시장가치로 활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오는 15일 오전 10시부터 예정된 4차 공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4차 공판도 박 부사장과 변호인 측의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3차 공판 말미 변호인 측은 재판부에 “증인 신문이 길어질 수 있으니 15일 공판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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