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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회계 톺아보기]만도, 3년 연속 개발비 자산화율 '0' 이유는회계처리 기준 변경, 선행기술 개발 등 영향···향후 연구개발비 비율 더 높일 계획

양도웅 기자공개 2021-10-08 07:48:45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6일 15: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3227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초 예기치 않게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전년 대비 381억원(10.6%) 적게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하지만 2019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래 가장 많은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지난해 5.8%로, 연구개발비와 마찬가지로 2019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만도의 연구개발비 비율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만큼 내부에서 연구개발 중요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다른 자동차 부품사들과 비교해도 1~3% 높은 연구개발비 비율을 보이고 있다.

단 지난해에도 개발비 자산화율은 0%대를 기록했다. 만도는 연구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제품 실현 가능성과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는 무형자산(개발비)으로 처리해 5년 동안 상각한다. 연구개발비에서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비율을 개발비 자산화율이라고 부른다.

(출처=만도 사업보고서)

2018년 이전만 해도 만도의 개발비 자산화율은 높은 편이었다. 연구개발 회계처리 기준이 다소 자의적인 까닭에 다른 기업과 비교해 우열을 가리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의 개발비 자산화율은 20% 내외로 본다. 2016년과 2017년 만도의 개발비 자산화율은 이를 뛰어넘는 32.9%, 28.8%였다.

그런데 이 비율이 2018년에 0%대로 뚝 떨어진 뒤 3년 연속 0%대를 유지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비 자산화율이 연구개발의 성공률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개발 성과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다소 부정적이게 해석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만도는 올해 초 폭스바겐에 5000만개의 서스펜션(현가장치) 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급한 제품의 대부분은 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MEB에 들어간다. 순차적으로 부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기간이 2033년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초대형 수주'인 셈이다. 이는 만도의 연구개발 성과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이다.

물론 2018년 이전의 연구개발 성과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만도는 △로봇 플랫폼을 위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LCD BSG 개발 △전기차용 알루미늄 캘리퍼(브레이크 부품) 개발 등 전동화 부품 부문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결과들은 개발비 자산화율이 갑자기 0%대로 떨어진 이유를 다르게 해석하게 만든다.

먼저 회사가 연구개발비의 일부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당기에 전액을 비용 처리하는 쪽으로 회계 처리 기준을 바꿨을 가능성이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금호·넥센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적용하고 있다. 이때의 장점은 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의 손상에 따른 갑작스런 비용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만도는 지난해 개발비 손상으로 121억원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또한 연구개발 정책을 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바꿨을 가능성이다. 전보다 선행연구에 투입되는 자금과 인력이 많아지면 연구개발 성공률(개발비 자산화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흥미롭게도 만도의 '2018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비 자산화율이 처음으로 0%대로 떨어진 이 해의 최우선 이슈는 '미래 시장 기술 선도'였다.

(출처=만도 사업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이듬해인 2019년 만도는 어드밴스드 디벨로프먼트(Advanced Development) 조직에서 담당하던 신기술·신제품 연구개발 업무를 관련 전담 조직인 WG캠퍼스를 만들어 이관시켰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움직임이었다.

현재 만도가 가장 집중하는 영역은 자율주행이다. 예컨대 자율주행차의 사고 예방을 위해 전방 차량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차간거리유지시스템(SCC)과 주행시 최적의 차선을 유지하는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등을 연계한 '고속 및 저속 전방 차량 자율 추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 레벨 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목표다.

물론 개발비 자산화율이 0%대로 지속된 원인을 하나로 콕 집긴 어렵다. 회계 처리 기준을 바꾸고 선행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전보다 집중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는 회계 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도는 앞으로도 연구개발비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발표한 '2020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8%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신 섀시 제품과 안전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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