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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의 파이낸셜 스토리와 이사회의 상반된 선택 2차전지 소재 신사업 음극재 합작 설립 '반대'

박상희 기자공개 2021-10-12 07:31:05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7일 15: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SKC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에서 SKC는 회사명에서 ‘C'가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화학 회사로 출발한 SKC의 ’C'가 더 이상 화학(Chemical)'을 의미하지 않음은 자명해졌다. SKC는 2016년부터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전환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SKC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써 나갈 주요 성장 전략으로 △2차전지 소재 △ 반도체 소재 및 부품 △친환경 소재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2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등은 시장에서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위해 열린 이사회의 행보는 갈렸다.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음극재 합작사 설립 안건은 부결된 반면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한 일본 미쓰이와의 합작 종결은 통과됐다. 이유가 뭘까.

◇MCNS, SKC 100% 자회사화...친환경소재 기업 변신

2차전지 소재는 지난해 SK넥실리스(옛 KCFT) 인수로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SKC는 동박을 제조하는 SK넥실리스에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차세대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소재의 양대 축인 반도체 소재사업은 새로운 하이테크 제품으로 확장한다. 기존 CMP패드, 블랭크마스크 사업 본격화에 더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글라스 기판’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친환경 소재의 경우 기존 비즈니스 모델인 화학 및 필름에서 생분해 신소재 생태계를 구축해 지난해 1조8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2025년 3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출처: SKC
파이낸셜 스토리는 단순히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파이낸셜 스토리 행사 이후 불과 5일 만인 지난달 29일 SKC는 이사회를 열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실행 작전에 돌입했다.

안건은 크게 두 가지였다. 2015년 미쓰이화학과 설립한 폴리우레탄 원료 사업 합작법인 MCNS 계약을 종결하는 건과 실리콘 음극재 관련 영국 넥시온과 합작법인 투자 건이었다.

MCNS 계약 종결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됐다. 일본 미쓰이화학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종결은 늦어도 내년 5월까지 각자 투입 자산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SKC가 파이낸셜 스토리 행사에서 밝힌 성장전략 중 하나인 친환경 소재 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에 이사회도 동의한 셈이다.

SKC는 미쓰이화학과의 계약 종결 이후 존속법인의 글로벌 확장과 친환경 사업 확대에 나선다. 우선 동남아와 중남미, 중동 지역에도 추가 진출해 글로벌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친환경 소재 사업도 강화해 폐플라스틱 이슈 해결에 기여키로 했다. 석유계 원료 대신 피마자유를 사용한 바이오 PU 원료 사업, 폐PU를 원료로 재활용하는 리폴리올 사업이 대표적 예다.

◇넥시온과의 합작설립 부결...SK㈜ 측 반대 가능성

반면 넥시온과의 합작법인 설립 안건은 부결됐다. SK넥실리스 인수로 딥 체인지의 성공적 모델로 칭송받던 SKC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해당 안건은 파이낸셜 스토리 행사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실리콘 기술을 가진 회사와 협력해 음극재 기술을 확보하고 핵심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내용이었다.

SKC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은 그동안 동박에만 집중돼 왔다는 점에서 신규 소재 사업 진출을 알리는 호재였지만 몇몇 이사진들의 생각은 달랐다. 업계에 따르면 SKC 이사회에서는 음극재 사업화 시점과 타당성 등 여러 지점에 대해 이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C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한다. SKC의 이사회는 1명의 사내이사(이완재), 4명의 사외이사(박영석, 배종서, 이석준, 박시원),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 (장동현, 이성형)로 구성돼 있다. 7명 전원 출석을 전제로 할 때 4명 이상이 합작법인 설립에 반대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SKC 이사회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는 점에서 이번 안건 부결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SKC 관계자는 “당시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사가 누구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기타비상무인 SK㈜ 측 인사가 반대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SK룹 내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가 미국의 음극재 기업과 합작사를 세우겠다는 발표를 한 만큼 그룹 차원의 중복 투자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시장에선 계열사인 반도체 소재기업인 SK머티리얼즈가 모빌리티 소재(음극재) 사업에 먼저 진출하면서 추후 SKC가 음극재 및 양극재 시장에 진출할 경우 한 지붕 아래에서 두 가족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찌감치 흘러나왔다.

SKC는 이에 대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SKC에서 2차전지 배터리 소재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그룹에서도 이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 역시 “계열사 별로 이사회 독립 경영 체제가 자리 잡았기 때문에 수펙스나 지주사에서 계열사 별 사업과 투자 현황을 조율하지 않는다”면서 “SKC와 SK머티리얼즈의 신사업 투자는 각자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외이사 4명 전원이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SK㈜ 측 인사가 반대표를 행사했을 개연성에 무게감이 실린다. 기타비상무이사인 장동현 SK㈜ 사장은 현재 SK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SKC는 공시를 통해 “차세대 음극재 사업 진입을 계속해서 추진할 예정이지만 이사회 재상정은 현재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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