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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글로벌 2위 한국의료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1-10-12 10:14:3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2일 10: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9월 22일 발표된 뉴스위크 선정 전문분야별 병원 글로벌 랭킹에서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다른 병원들과 함께 2년 연속 탁월한 평가를 받았다.

뉴스위크는 2020년에 처음으로 6개 전문분야를 선정해서 병원평가를 진행했는데 그 중 당뇨병, 갑상선질환, 골다공증 등을 다루는 내분비내과 분야에서 아산병원은 메이오클리닉, 클리블랜드클리닉, 하버드의대 MGH에 이어 글로벌 4위로 선정되었고 암센터와 백혈병 치료센터인 종양내과 분야에서는 글로벌 7위였다.

2021년에는 4개 전문분야가 추가된 모두 10개 분야에 걸친 평가가 이루어졌다. 아산병원은 그중 2개 분야에서 글로벌 5위에 드는 발전을 이루었다. 내분비내과와 종양내과 각 5위다. 또, 소화기내과와 신경외과도 각 8위에 올랐다.

10개 분야 각 5위까지만 집계하면 최다 10회 거명될 수 있다. 메이오 9회, MGH 8회, 클리블랜드 6회,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 3회, 존스홉킨스와 아산병원이 각 2회다. 비미국 병원으로는 한국, 영국, 독일(베를린의대 샤리테) 각 2회,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각 1회 포함되었다.

이번 평가가 종합 평가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10개 분야 연구와 진료 역량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료의 수준이 영국, 독일과 함께 글로벌 2위에 올랐다 말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우리 학교 전교 1등 실력이 우리 학교 실력이다”는 말을 종종하셨다. 우리가 과학분야 첫 노벨상을 고대하는 이유도 같다.

뉴스위크는 심장외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신경외과, 신경외과수술, 소아과, 호흡기내과 등 10개 임상 분야에 걸쳐 조사를 진행하고 평가를 수행했다. 20개국 4만 명이 넘는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묻고 온라인 서베이도 진행되었다. 취합된 결과는 저명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의 검증을 받았다.

뉴스위크가 선정한 전문분야는 의학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생명과학과 접목되는 고난도의 연구 분야들을 포함하는데 전문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첨단과학으로서의 의학 연구역량을 인정받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새로운 수술, 시술 방법의 개발로 이어지고 환자 전원을 촉진시켜 최선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글로벌 평가 상위권에 드는 서구의 병원들은 모두 18, 19세기에 출발해 역사가 다 100년, 200년이 넘는다. 아산병원은 1989년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출범시켜 이제 32살에 불과하다. 짧은 시간 내에 높은 평가를 받는 일대 도약을 성취한 것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58세 때인 1972년에 창업해서 10년 만에 글로벌 1위가 되고 그 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연상시킨다.

국내 최대규모인 서울아산병원은 지하주차장이 붐빌때가 많다. 어느 날 방문을 마치고 나가기 위해 긴 줄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주차요원이 내 차로 달려왔다. “나가시는 참인지 들어오신 것인지”를 물었다. 나가는 길이라고 했더니 민첩하게 내 앞에 늘어선 차들 몇 대에 이야기해서 조금씩 앞으로 당겨주었다. 들어오는 차들과 섞여서 나가는 길로 빠지지 못해 불필요하게 기다리고 서 있는 것을 해결해 주었다.

부지런히 상황을 살피고 자기가 보기에 그런 문제인 것 같으면 바로 달려와 확인하고 신속히 해결해 주던 청년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주차요원은 아마도 알바생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 태도는 지시나 교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에서 나온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지하주차장의 한 곳에서, 그리고 곳곳에서 조금씩 쌓이는 환자와 가족들의 병원에 대한 긍정과 신뢰는 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글로벌 2위 한국의료의 토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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