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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변동성 뚫고 달러화 영구채 포문 [Deal story]3억달러 발행, 시중은행 최저금리 달성…우량 기관 포섭, 안정성·희소성 부각

피혜림 기자공개 2021-10-15 08:14:36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07: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임박과 중국발 리스크 고조 등으로 녹록지 않은 조달 환경이었지만 올해 국내 은행 최초로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성사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꾸준한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으로 글로벌 기관과 신뢰 관계를 쌓아온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아진 점 역시 투심을 뒷받침했다. 하나은행은 무디스로부터 A1에 '긍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lity bond)으로 사회적책임투자(SRI) 기관을 동시에 겨냥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투심 위축세가 두드러진 시기였지만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역대 최저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금리상승·투심위축 이중고 속 영구채 발행 성사

하나은행은 19일(납입일 기준) 3억달러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AT1·Additional Tier1)을 발행한다. 12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발행액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결과다. 하나은행은 5년 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설정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고조되는 등 녹록지 않은 조달 환경이었으나 무사히 발행을 성사시켰다. 한국물을 비롯한 글로벌 채권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호조를 이어갔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등에 힘입어 대부분의 이슈어가 무리없이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국이 연내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헝다그룹 등 중국 기업의 디폴트 우려가 고조된 것이다. 금리인상기로의 전환이 화두에 오른 탓에 시장금리 또한 반등하기 시작했다.

미국 현지시간 기준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금융기관을 손보려 한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출렁이는 투심 탓에 해외 이슈어 중 일부는 12일로 예정됐던 북빌딩 일정을 연기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싸늘해진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하나은행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금리 민감도가 높아 시장 변화 등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북빌딩 개시 후 한나절여 만에 6억달러 이상의 주문을 확보해 투자 수요를 채웠다.

우량 기관을 포섭하는 효과 역시 톡톡히 누렸다. 연기금·보험사가 전체 물량의 57%를 배정받은 것은 물론 국부펀드가 12%를 가져갔다. 통상 아시아 배정이 대부분인 일반적인 한국물과 달리, 이번 딜은 유럽·중동과 미국이 각각 23%, 21%를 가져가는 등 다변화 효과가 더욱 부각됐다.

꾸준한 외화채 발행으로 투자 기관과 접점을 쌓아간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여년간 사실상 매년 한국물 발행을 이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공모 외화채를 찍지 않았으나 올해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과 글로벌본드 발행 등으로 다시 조달 기세를 이어갔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고조된 점 역시 투심을 사로잡았다. 무디스는 하나은행의 A1 등급에 '긍정적' 아웃룩을 달아 등급 상향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등급이 1 노치(notch)만 상향되도 AA급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더욱 부각됐다.

◇희소성 부각, 바젤Ⅲ 도입 후 첫 외화 발행…최저금리 경신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드물다는 점에서 희소성 역시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은행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은 2019년 우리은행 이후 처음이다. 한국물 전체로 살펴봐도 신종자본증권은 올 5월 신한금융지주가 찍은 5억달러가 유일했다. 연내 추가로 발행될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역시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 등도 투심을 북돋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달은 하나은행이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한 후 찍은 첫 신종자본증권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어보인다. 하나은행은 올 3월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을 조기 도입했다. 이후 올 6월 국내 시장에서 43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어 자본적정성을 개선한 데 이어 네 달여 만에 외화 영구채 발행 역시 성사시켰다.

향후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 이번 조달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이번 채권의 발행금리는 3.5%로, 역대 시중은행 신종자본증권 중 최저 금리다. 미국 저금리 기조 등에 힘입어 조달금리 자체가 낮아진 영향이다.

하지만 점차 기준금리 인상 등에 무게가 기울며 조달 비용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채권 발행에서는 조달금리 상승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채권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BBB-다. 신종자본증권의 상환 후순위성 특성상 하나은행 등급(A+) 보다 5노치(notch) 가량 낮은 크레딧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1, A+ 등급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미즈호증권이 주관했다. 하나은행 홍콩법인인 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KHGF)와 하나금융투자가 보조 주관사격인 코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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