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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FI 갈등]고발 진정성 파고드는 변호인단, 새 국면 맞을까공판 키맨 박진호 부사장 "가치평가 명확한 기준없어" 번복

서하나 기자공개 2021-10-19 08:09:35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10: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딜로이트안진 변호인단이 4차 공판에서 고발의 진정성에 대해 파고들며 검찰 기소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번에 검찰 고발을 주도한 키맨이면서 증인으로 재판에 선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은 FI 관계자가 딜로이트안진에 풋옵션 가치평가 방법과 기준일을 지시한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29일 열리는 5차 공판이 새 국면을 맞이할 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교보생명-FI간 4차 공판에선 지난 공판기일이 갑작스레 순연되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이어갔다.

변호인측은 공판 진행에 앞서 투자자와 회계법인간의 이메일들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평가기준일과 관련 딜로이트안진이 시점을 2018년 6월 30일로 결정한 점에 대해 박 부사장의 기존 증언을 반박했다.

특히 △딜로이트안진이 평가 기준일과 방법을 결정한 점 △FI 관계자가 가치평가 진행 과정에서 지시한 적이 없다는 점 △지난 공판에서 강조한 커버레터는 보고서 내용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는 점 등을 증인을 통해 확인했다.

변호인은 이전 공판에서 박 부사장이 이번 사건의 가치평가업무가 공인회계사의 인증업무에 해당하며 이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했다. 박 부사장은 기존에 가치평가 업무가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진술한 적이 있는데, 이를 적용하면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인증업무 개념체계에 따른 인증업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결국 박 부사장은 이에 대해 답변을 잘못한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변호인측은 박 부사장이 FI 관계자를 공범으로 고발한 이유로 제시한 사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우선 박 부사장은 FI측 피고인이 교보생명에 자료요청을 했다고 진술했었으나 이메일 증거로 딜로이트안진의 회계사가 요청한 것이 드러났다. 또한 박 부사장은 변호인이 이메일들을 제시하며 FI가 가치평가업무가 진행되는 동안 평가기준일, 1년 평균주가의사용, 평가방법 등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적은 없었다"고 인정했다.

변호인은 지난 기일에서 강조했던 커버레터가 보고서 내용에 영향이 있는지도 짚었다. 박 부사장은 "커버레터는 별거 아닌 내용이라 일반적으로 부하직원이 써주는데 클라이언트가 썼기에 이례적이라고 한 것"이라며 "커버레터가 보고서의 내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또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주주간 계약이 신창재 회장에게 불리하다는 진술도 언급됐다. 신 회장은 어피너티 컨소시엄 외에도 많은 투자자들과 유사한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는데 왜 이 계약만 더 불리하다는 것인지 확인했다.

박 부사장은 "이 계약은 1차적으로 서로 가격을 내서 10% 이상 차이가 나면 다음 단계는 FI측이 3곳의 평가기관을 선정해 신 회장은 그 중에서만 골라야 하므로 불리한 것"이라고 답했다.

변호인측은 두 번째 단계에서 딜로이트안진이 후보로 제시할 세 곳의 평가기관도 공정가치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한 것이냐고 지적하자 박 부사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딜로이트안진처럼 부풀린 가격을 산출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변호인측은 4대 회계법인의 계약서들을 제시하며 면책 약정이 이례적이지 않음을 지적했다. 또 딜로이트안진측의 고의적인 잘못이 있을 경우 면책약정이 제외된다는 조항을 들어 면책약정이 범죄행위의 대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기존 딜로이트안진과 투자자 측 사이에 체결된 계약서의 면책 범위가 이례적으로 넓다고 증언했으나 이번 공판에서 기존 증언은 실수였다고 정정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IMM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싱가포르투자청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은 2012년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신 회장과 컨소시엄 주주간 계약을 맺으면서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이행하지 않으면 신 회장을 대상으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하지만 계약기간인 2015년에서 3년이 지난 2018년 10월까지도 IPO가 실현되지 않자 투자자들은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고, 안진회계법인에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정해달라고 의뢰했다. 안진은 상대가치법을 적용해 교보생명의 주식이 약 주당 40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가치평가보고서를 전달했다. 주식 총액으론 약 2조원 상당이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행사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과 공모가 있었다며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올해 1월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과 어피너티컨소시엄 임원 2명(어피너티, IMM PE)을 불구속 기소했다. 5차 공판은 2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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