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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IPO 철회…FI 거부권 행사 한 듯 공모가 막판 조율 실패…내년 재도전 가능성도

이경주 기자공개 2021-10-21 17:30:3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7: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이 기관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과를 거두면서 기업공개(IPO)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시몬느는 공모가를 희망밴드보다 낮춰 상장을 강행할 의지를 보였으나 2대주주이자 재무적투자자(FI)인 블랙스톤이 막판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3만원 조율 조력…FI 반대로 무산

시몬느는 21일 철회신고서 공시를 통해 IPO 중단 결정을 알렸다. 앞서 이달 18~19일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이 저조한 결과를 낸 탓이다. 시몬느는 전체 837만주 공모주 가운데 55~57%인 460만3500~627만7500주를 기관에 배정했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9200원~4만7900원이었다. 공모액은 3281억~4009억원이었다.

하지만 기관들은 배정주식수(460만3500~627만7500주)를 밑도는 규모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 시장이 호황으로 접어든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미달 사례가 났다. 시몬느가 빅딜임을 감안해도 기대 이하의 결과였다.


업계에선 △FI 구주매출 비중이 상당한 딜이라 부정적 선입견이 있었던데다 △최근 증시 위축까지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시몬느는 구주매출이 80%(669만5000주), 신주모집이 20%(167만5000주)였다. 구주매출분(669만5000주)은 전량 2015년 FI로 유치한 블랙스톤 보유 지분이었다. 현재 지분율이 30%인 2대주주다. 상장 후 잔여주식은 284만5000주(지분율 8.5%)가 될 전망이었다.

시몬느는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도 강력한 강행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와 공모주식수를 모두 줄여 시장 수요만큼만 공모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과 일일이 소통해 수요를 재점검했다.

그 결과 최종 공모가를 3만원으로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만원은 희망밴드 하단(3만9200원)보다도 23.5% 낮은 가격이었다. 시몬느는 금일 오후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상장 강행사실을 알릴 계획이었지만 급작스럽게 '철회'로 선회했다.

블랙스톤이 거부권을 행사한 결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가가 3만원으로 정해져 일반청약 진행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블랙스톤이 최종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철회 공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조원 밸류로 할인…블랙스톤 6년전 투자한 가격

기관들은 최종 공모가인 3만원을 매력적으로 판단했었다.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은 우수한 기업인데 가격까지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시몬느는 글로벌 명품백 ODM(제조자개발생산) 1위 업체로 매년 1000억원 내외 순이익을 벌어들이는 매우 높은 사업안정성을 갖췄다. 더불어 내년엔 글로벌 여행 재개와 명품백에 대한 보복소비 효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점쳐졌다. 주가방향성이 좋을 것으로 여겨졌다.

가격도 매력적이었다. 공모가가 3만원으로 확정될 경우 기업가치(밸류)는 1조원이 된다. 올해 예상 순이익(690억원)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14배, 내년 포워드 PER(주가수익비율)은 10배에 불과한 밸류다. 본래 시몬느는 할인율을 적용하기 전 평가 밸류가 2조1089억원, 적용 PER이 30.53배였다. 시몬느 주식이 반값 할인으로 나오는 셈이었다.

반대로 블랙스톤 입장에선 손해였다. 블랙스톤은 2015년 말 1조원 밸류로 3000억원을 투자했었다. 6년이 지난 시점인데 같은 밸류로 구주매출을 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블랙스톤 거부권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블랙스톤은 그 동안 배당을 통해 약 1019억원을 수령했었다. 같은 밸류(1조원)로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해도 배당금 만으로 1000억원 이상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였다. 더불어 구주매출 이후 잔여지분에 대한 가치는 내년 공모가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만큼 차익이 늘어날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1조원 밸류로 상장할 경우 여행이 재개되는 내년엔 주가 상승이 유력하다고 봤었다”며 “블랙스톤 결정이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 상황과 블랙스톤 입장을 감안하면 시몬느가 단기에 IPO에 재추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을 확인한 이후 재도전 여부를 점검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 사이 블랙스톤이 보유 지분을 다른 대형기관에게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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