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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DB하이텍, 쌓이는 곳간 '신사업 실탄' 확보8인치 호황 이어지며 이익 증가·현금흐름 개선…순현금 역대 최대

김혜란 기자공개 2021-11-16 07:55:4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이 8인치(20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호황에 힘입어 3분기까지 2000억원에 육박하는 순현금을 쌓았다. 질화갈륨(GaN)과 실리콘카바이드(SiC) 관련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시기에 실탄을 끌어모았다.

15일 DB하이텍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회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317억원으로 총차입금(1475억원) 보다 많아 순현금을 기록했다. 순현금은 지난해 말부터 달성했으나 403억원에서 이번에 1842억원으로 규모가 크게 불었다.

보유현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매출 확대와 영업이익 증가, 현금흐름 개선 덕이다. DB하이텍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284억원, 1190억원이었다. 에비타(EBITDA, 상각전영업이익)는 3725억원으로, 이미 작년 한 해 에비타(3515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단순 계산으로 올 한 해 5000억원이 넘는 에비타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사상 최고 성적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3분기에 2240억원이 순유입됐다. 투자활동현금과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각각 1922억원, 300억원 순유출됐으나 이는 영업으로 번 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고 금융자산에 투자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음을 뜻한다. 특히 투자활동현금흐름 중 기타금융자산취득액이 129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는 보유현금을 굴려 이익을 내기 위해 주식이나 펀드 등에 일부 투자한 것을 말한다.

8인치 파운드리 판가 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등이 에비타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 기준 DB하이텍의 월 생산 능력은 138K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6K 증가했고, 3분기 평균 판가는 전 분기 대비 16%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4분기 전망도 밝다. 주요 증권사에선 내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액은 8208만달러로 2분기 말 대비 30% 증가했고 내년 연간 수주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에서 곳간이 두둑해졌다는 것은 곧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DB하이텍은 지금은 8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칩을 제조하고 있지만, 전력 반도체 생산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GaN, SiC 생산라인 도입을 사업 다각화 전략 중 하나로 고민하고 있다.

8인치는 레거시(구형) 공정이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GaN, SiC 기반 전력 반도체 사업 등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8인치 파운드리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GaN,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고전압, 고전류, 고온에서 동작이 가능해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꼽힌다.

GaN과 SiC의 경우 이제 6인치에서 8인치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물론 GaN과 SiC 반도체 라인은 따로 구축해야 하지만, 기존 장비 중 일부는 공용으로 쓸 수 있고 생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있다.

다만 DB하이텍 관계자는 "GaN·SiC 관련해 스터디 중인 상황으로 구체적인 투자 시점과 생산능력(CAPA) 규모 등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투자 시점은 불확실하지만, 신사업 진출을 고민하는 시기에 기존 사업 호황으로 실탄을 곳간에 쌓아가고 있단 점 자체가 DB하이텍에 기회이자 호조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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