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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일본차 성지' 필리핀서 직접 판매로 승부수 현지 판매법인 설립으로 판매망 효율화···양국 FTA 체결로 '가격 경쟁력' 향상 전망

양도웅 기자공개 2021-11-18 07:28:17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15: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일본차의 성지로 불리는 필리핀에서 판매 방식을 직접 판매로 전환한다. 기존 딜러사를 통한 방식에 변화를 준 셈이다. 최근 한국과 필리핀의 양국 정부가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점도 고려하면, 그간 약점으로 지목받은 가격 경쟁력 향상을 포함한 마케팅 역량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일본차 브랜드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에 '현대 모터 필리핀(Hyundai Motor Philippines. INC., HMPH)'을 설립했다. HMPH는 필리핀에 세운 현지 완성차 및 부품 판매법인으로 현대차는 HMPH의 지분 99.99%를 취득했다. 사실상 완전 자회사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필리핀에서 현대차를 사기 위해선 '하리(Hyundai Asia Resources. Inc., HARI)'가 운영하는 대리점을 방문해야 한다. 하리는 현대차의 필리핀 독점 딜러 업체로 한국과 인도 등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양사는 2015년 물류센터 투자, 2016년 상용차 판매 확대로 업무협약 범위를 넓혔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본차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19년 토요타와 미쓰비시, 닛산, 스즈키 등 일본 완성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합산 70%를 넘어선다. 토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38.7%로 4위 현대차(8.1%)의 4배가 넘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필리핀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40% 가량 감소한 지난해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상위 판매량 10개 모델 가운데 7개가 토요타 차량이었다. 1위는 필리핀의 '국민차'로 불리는 토요타의 준중형 세단 비오스(VIOS)였다. 2위도 토요타의 SUV인 하이럭스(HILUX)였다.

(출처=www.autoindustriya.com)

현대차의 점유율은 현재 약 8%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수입차에 적용되는 높은 관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차에 대한 필리핀 소비자들의 관심은 적지 않다"며 "다만 토요타와 달리 현지 생산을 하지 않는 까닭에 관세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비슷한 성능의 차량을 놓고 봤을 때 현대차 가격이 토요타보다 1.2~1.5배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의 '풀 옵션' 모델 구매해도 한국이나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풀 옵션' 모델보다 옵션의 개수가 부족한 점도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 이는 현대차의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이처럼 부족한 가격 경쟁력이 이번 판매법인 설립으로 일부 만회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제조사-딜러사-대리점-고객'에서 '제조사-대리점-고객'으로 중간 유통 단계가 효율화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한국과 필리핀의 양국 정부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담은 FTA를 체결한 점도 가격 경쟁력 향상을 예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내년 초부터 가동될 인도네시아 공장을 통한 필리핀 수출 등까지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출고기간 단축, 서비스 속도 개선 등의 다양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전보다 필리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필리핀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과 비교해 상용차에 대한 수요가 크고, 열악한 도로 여건 등으로 세단보다는 SUV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곳이다. 최근 미국 완성차 브랜드들의 SUV가 인기를 끄는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딜러사를 통하는 것보다 (판매법인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게 본사 차원의 더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며 "가격 경쟁력 측면 아니라 서비스 부문에서도 조직적인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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