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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기술이전'의 무게

이아경 기자공개 2021-11-22 08:45:2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08: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를 염두에 둔 대기업들은 신약개발보단 매출이 나오는 헬스케어 관련 기업을 선호한다.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으로 수익을 낸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보기 어렵다."

코스닥 상장 유지 요건(연매출 30억원)을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신약개발 기업들을 보면 과거 취재했던 시장 관계자의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기술이전 사업모델의 한계를 방증하는 듯 결국 다른 사업체 인수에 나서는 바이오기업이 늘고 있는 탓이다.

신약개발 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 등에 플랫폼 기술이나 신약 후보 물질 등을 수출하고 수익을 창출한다. 신약 출시가 하늘의 별따기인 만큼 전임상 및 임상 1~3상 과정에서 기술이전을 추진한다. 계약이 성사되면 총 계약규모의 일부를 선급금(업프론트)으로 받고 매출에 반영한다.

문제는 신약개발 만큼이나 기술이전도 쉽지는 않다는 점이다. "기술이전을 위해 다수의 제약사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연내 기술이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동개발 중인 치료제의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등의 입장만 수년째 반복되면서 주가가 덧없이 하락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신약개발 업계에선 연매출 30억원 충족 요건이 비합리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특례상장 후 해당 요건은 5년간 유예되지만 신약개발 특성상 숫자로 성과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계약 체결 후 기술이 반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리스크다.

하지만 '기술이전' 자체는 비단 매출만이 아닌 주주들과의 신뢰 문제이기도 하다. 적어도 기술력을 앞세워 기업공개(IPO)에 나섰다면 의미있는 임상 결과를 도출하거나 기술이전 등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매출이 잘 나오는 사업을 인수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예컨대 셀리버리의 경우 지난 16일 연매출 300억원 이상의 물티슈 제조사를 인수했지만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양사 시너지를 통해 3년 내 2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으나 실질적 성과가 아닌 단순 전망치에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꿈만 먹고 사는 신약개발사들이 난립한 탓에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와 상장 예비심사의 기준도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도 기술이전 성과가 없거나 파이프라인이 전임상 단계에 있어도 상장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기술이전의 건수와 거래 상대방, 매출 유무, 임상 진척 상황 등을 세세하게 살피고 있다. 심사 기간도 두배가량 늘어났다.

'기술이전만을 위한 기술이전'은 물론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 성과 부재에 적자 지속, 상장 요건 미충족, 투자자 신뢰 상실, 바이오업계의 평판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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