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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금감원, 무·저해지 보험 모범규준 제정 '막바지'해지율 산출 및 적용 기준 마련…‘내년부터 설계·판매 까다로워’

김민영 기자공개 2021-11-22 07:35:47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15: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무해지·저해지 환급금 보험의 해지율 산출과 적용 기준을 담은 모범규준 제정 작업에 한창이다. 모범규준이 시행되면 상품 설계와 판매 과정이 까다로워진다. 공격적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섰던 보험사들도 무·저해지 보험 판매가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5일까지 ‘해지율 산출 및 적용에 관한 모범규준’에 관한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연말까지 모범규준 최종안을 마련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상품들은 적정 해지율 수준에서 가장 합리적인 상품 개발이 되도록 모범규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보험소비자를 보호하고 회사들이 재무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분석해 판매를 결정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무·저해지 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중도 해약하면 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아예 없는 보장성보험을 말한다. 암보험, 질병보험 등에 가입하려 해도 보험료 부담 때문에 가입을 꺼리던 고객이 상대적으로 쉽게 보험에 가입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해지율을 비상식적으로 높게 설정해 보험료를 크게 낮춰 장래의 재무건전성에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판매 측면에선 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아예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 부족해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었다.

저렴한 보험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해부터 가입자가 폭증했다. 무·저해지 보험 판매건수는 신계약 기준 2016년 30만4000건에서 작년 443만5000건으로 14.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중 무·저해지 보험의 비중도 1.4%에서 14.7%로 커졌다. 올 상반기에도 213만6000건의 신계약이 이뤄졌다.

모범규준 초안을 분석해보니 내년부터 보험사들의 무·저해지 보험상품 설계와 판매 절차가 복잡해질 전망이다.

우선 금감원은 보험 가입 경과 기간, 상품 종류별, 만기환급금 수준 등을 고려해 적정 해지율 산정 기준을 합리적으로 마련하도록 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자세히 알려주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무·저해지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이 일반적으로 해지율을 높게 산정하면 보험료가 저렴해지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이 해지율 산출 기준이 해외 사례나 국내에서 처음 상품을 개발해 팔았던 회사를 벤치마킹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사실상 임의로 설정한 해지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책정해왔던 것이다.

앞으로는 통계를 기반으로 보험상품, 해약환급금 수준, 경과기간, 잔여 만기 기간 별로 최적해지율을 먼저 구한 뒤 이 최적해지율을 기초로 상품마다 보수적으로 조정한 적용해지율을 할인해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보험은 부모가 자녀의 보험료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녀가 아플 때를 대비하는 보험이라 해지율이 낮은 반면 성인이 주로 가입하는 상해보험은 보험금 수령 기대가 낮아 해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상품별로 해지율을 다르게 적용해 적정한 보험료를 책정하고, 고객이 합리적으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가입기간이 오래되지 않은 상품의 경우 보험을 해약하는 데 부담이 없어 해지율이 높지만 20년 만기 상품에 납입기간이 10년 이상 된 경우는 해약하는 데 주저하게 돼 해지율이 낮아지는 점 등도 고려해 적정해지율을 산정토록 할 계획이다.

보험사의 수익성 분석 기준도 마련된다. 실제 해지율 변동에 따른 상품의 실질 손익 변동이 확인될 수 있도록 상품의 손익율 및 손익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익성 분석을 실시토록 한다. 수익성 분석을 할 땐 미래현금흐름, 판매예상 포트폴리오 및 판매물량, 해지율 변동 시나리오별 수익성 시나리오, 위험률 및 금리 등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최적가정 등을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산출한 해지율이 적정한지 보험개발원이나 외부계리법인에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보험개발원 등은 해지율 관련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할 의무를 진다. 보험사들이 해지율 산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해지율 통계와 평균해지율, 해외 해지율 통계, 이밖에 해지율 관련 학술통계 및 연구자료를 토대로 해지율 가정보고서를 만든다.

금감원은 이 모범규준을 행정지도로 업계에 공표할 예정이다. 행정지도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등의 자발적인 협력에 기초해 일정한 행위를 하거나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지침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이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주지는 않지만 대부분 금융사들이 준수하기 때문에 업계에선 사실상 강제성을 띤 지시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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