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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개편안 긴급점검]게임의 '룰' 대변화...전문투자·경영참여 '장벽' 허물다고유영역 유지, 일부 혼선 등 체감 '미미'..고난도상품법·금소법 등 규제봇물 피로감 호소도

김시목 기자공개 2021-11-25 07:34:18

[편집자주]

10월 21일, 각종 사건사고로 성장통을 겪고 있던 사모펀드 시장에 새로운 룰(rule)이 생겼다. 정부가 전문투자형과 경영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춘 후 400조원대로 급팽창한 사모펀드 시장의 투자자 보호와 규제 일원화란 큰 그림속에서 나온 개선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주요 플레이어들의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제도 개선의 핵심과 영향, 현장 반응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1: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제도가 6년여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의 경계를 허문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이 설계한 개선안의 지향점은 개인, 법인 등 일반고객에 대한 안전장치 강화다. 일반투자자와 달리 문턱을 크게 높인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대한 자율권 제고도 한 축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외형적 변화는 기존 전문사모, PEF 운용사 간 장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기회를 부여한 점이다.

현장에서는 당국의 큰 그림과 달리 부분적 혼선 외 당장의 체감 수위가 크지 않다. 앞선 규제(고난도금융상품판매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와 자정작용을 통해 이미 변화는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운용사, 판매사는 당장의 사업적 기대보다 규제 누적에 따른 피로도가 더 크다. 이중삼중 규제에 따른 비효율, 현장 목소리 배제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온다.

◇ 개인 보호, 기관자율성 초점...현장 목소리 배제 볼멘소리

2021년 말 사모펀드 체계개편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하위규정 개정안('자본시장법 및 하위법규 개정안')이 10월 시행됐다. 개선안을 단순화하면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 체계가 사라지고 투자자 유형에 맞춰 일반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분류된다. 수탁사와 판매사의 운용사에 대한 감시 의무를 강화하는 조항들도 포함됐다.


사모펀드 체계 변화의 핵심은 개인, 법인 고객들로 구성되는 일반투자자 보호장치 강화와 운용 규제의 일원화다.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대폭 강화한 가운데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엔 상대적 자율성을 부여하는 구조다. 특히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경우엔 일부 금지 항목을 제외하면 제약을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가 적용된다.

2019년과 2020년 금융상품 사고를 감안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정비는 불가항력이다. 6년 전 사모펀드 시장 문턱을 대폭 내린 후 급팽창하던 시장에서 한번쯤은 겪어야 할 성장통으로 인식하는 이들도 다수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비슷한 사고를 겪은 뒤 현지 당국은 강한 제재 카드로 시장을 정상화시켰다.

제도 개편 후 외형상 운용사들의 비즈니스 확장 문턱이 낮아진 점은 가장 큰 특징이자 사업 확장성에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개편안 시행과 적응 과정에서 일정 부분 불가피한 혼선도 나타나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기존 전문사모 운용사가 PE 운용사의 업무, PE 운용사가 전문사모 운용사의 업무를 하도록 길을 터줬다.

한 달 가량 지난 현장에서는 사업적 확장에 대해 아직 크게 체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당장은 고유영역을 유지하면서 제도 개편에 적응해나가는 기류다. 운용업계에서는 당국의 개선안에 대해 불편함도 느끼고 있다. 개편안을 내놓기 직전까지 각자 다양한 개선방안과 목소리를 협회를 통해 전달했지만 별다른 반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사고가 터진 점에 대한 개선 필요성은 공감한다”며 “이를 위한 당국의 큰그림도 명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의 급진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도 개편 과정에서 운용사나 판매사 등 현장에서 목소리를 꾸준히 냈지만 이와는 다소 동떨어진 점도 아쉬운 결과"라고 덧붙였다.

◇ 고난도판매법, 금소법 등 거듭…피로감 확산 '고충'

운용사, 판매사들은 당장의 사업적 기대보다 사모펀드 사고 후 속출하고 있는 당국 차원의 후속 장치들로 인해 현장의 피로감을 호소한다. 투자자 보호에 공감하고 있지만 겹겹히 만들어진 규제 자체에 적응하기 위한 페이퍼작업이 쏟아지고 있다. 결국 투자자보호가 핵심인데 세 차례에 걸친 제도 도입이 중복비용과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당국은 올해만 세 차례에 걸쳐 제재 장치를 시행했다. 3월 시행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작점이었다. 상품 판매 시 기본 내용이나 투자 위험성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하는 불완전판매 방지 차원이다. 핵심은 금융회사가 적합성 및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부당권유행위 금지 등 소비자 보호관점에서 이행할 행동 지침이다.

두 달 뒤엔 파생결합증권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원금 20%의 초과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 타깃이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해소하고 유사피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녹취와 숙려 기간이 부여됐다. 은행은 일부 펀드 판매를 무기한 중단했고 증권사들 역시 혼선이 계속되기도 했다.

이미 운용사 비즈니스엔 사모펀드 한파에서 촉발된 각종 규제가 이중삼중으로 작동하고 있다. 판매사들이 리스크를 우려해 특정 소수 플레이어 외엔 문턱을 아예 높이고 있고 수탁사 역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사실상 개점휴업을 선언했다. 수탁사와 판매사의 촘촘한 경계망이 작동 중인데 이를 전후해서도 또다른 문턱이 추가로 생겨난 셈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적응할 만하면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고 적용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목적이 같은 제도개편과 규제 도입에 따른 중복 비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새로 붙인 벽지 위에 계속 벽지를 덧붙이는 기분”이라며 “수탁 및 판매 이슈 해결은 차치하고 계속된 지침에 피로감은 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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