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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순혈주의 결별' 외부인사로 요직 채웠다 그룹 밖에서 부회장 첫 발탁,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김교현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 승진

이효범 기자공개 2021-11-26 08:14:0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기존 관례를 깨고 또 다시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정통 롯데맨이 주요 계열사를 이끌어왔던 것과 달리 외부인재를 적극적으로 중용했다. 그룹 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외부출신 부회장을 영입한 게 상징적인 의미다. 2021년 정기인사에서 세대교체를 이뤘다면 이번 인사에서는 순혈주의를 무너뜨리는데 초점을 둔 인사로 풀이된다.

롯데는 25일 롯데지주 포함한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성과주의 기조에 입각해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으로 늘렸다.

또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키로 했다. 롯데는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이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외부인사들이다. 롯데그룹의 상징인 유통과 호텔사업군의 총괄대표를 모두 외부에서 영입했다. 대표적으로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사업군 총괄대표로 각각 선임했다. 특히 김 대표는 그룹 역사상 부회장으로 영입된 첫 사례다.

<(좌)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우)안세진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김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에도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정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신세계인터내셔널 해외패션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조선호텔 면세사업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 롯데GFR 대표에 발탁됐다.

롯데가 이처럼 외부인재를 주요 요직에 앉힌 것은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BU체제에서 HQ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신 회장이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이번 인사로 또 한번의 쇄신에 나섰다. 지난해 8월과 11월 두번의 인사를 통해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당시 롯데지주 대표이사였던 황각규 전 부회장을 해임하고 이동우 당시 사장을 발탁하면서 세대교체의 의지를 드러냈다. 또 그해 정기인사에서는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 롯데칠성음료, 롯데상사, 롯데정보통신 등 다수의 계열사 대표이사 직급을 기존보다 한단계 낮추는 인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징했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것을 인정받았다. 그는 그룹의 비즈니스와 재무전략 등을 맡고 있다. 미래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추진과 ESG 경영 및 브랜드 가치 증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기존 화학BU장을 맡았던 김교현 부회장은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는다. 그룹 내 최고 석유화학 전문가로 인정받는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식품군 총괄대표 역시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앞서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강 부회장은 유통사들의 구조조정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 이봉철 BU장은 재무전문가로서 롯데렌탈 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구조조정 및 효율화에 기여했다. 두 BU장 모두 각 사업의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변화를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김상현 총괄대표는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안세진 총괄대표는 신사업 및 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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