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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개편안 긴급점검]규제 풀었다더니 새로운 규제 '경영참여목적펀드'운용 펀드 합산 지분 10% 초과시 승인 수순…돌발 변수 피하고자 지분 매각도

양정우 기자공개 2021-12-06 13:36:24

[편집자주]

10월 21일, 각종 사건사고로 성장통을 겪고 있던 사모펀드 시장에 새로운 룰(rule)이 생겼다. 정부가 전문투자형과 경영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춘 후 400조원대로 급팽창한 사모펀드 시장의 투자자 보호와 규제 일원화란 큰 그림속에서 나온 개선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주요 플레이어들의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제도 개선의 핵심과 영향, 현장 반응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1일 07: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옛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새 규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처의 지분 10%를 보유하면 경영참여목적펀드로 분류되는 악재를 만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분 10% 보유 여부는 단일 펀드가 아니라 운용사의 전체 펀드를 기준으로 확정된다. 유망 기업 1곳을 운용 펀드 여럿이 개별적으로 투자했어도 합산 지분율이 10%를 넘으면 모든 펀드가 경영참여목적펀드로 지정된다. 이 때문에 투자처의 지분을 10% 이하로 맞추고자 지분 매각에 나선 하우스도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 경영참여목적펀드 부담…사전 승인 "전문투자형과 다르네"

지난달 말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토종 사모펀드는 일반과 기관전용 두 종류로 나뉜다. 그 대신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라는 과거 분류가 사라졌다. 헤지펀드 운용사와 PEF 운용사는 이제 고유 영역이 없이 일반과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모두 조성할 수 있다.

문제는 경영참여목적펀드라는 새로운 규제가 생긴 점이다. 자본시장법과 시행령의 개정안에 직접 기재된 용어는 아니지만 금융위원회 운용규칙에 '경영참여목적 일반사모집합투자기구'라는 명칭으로 등장한다. 일반과 기관전용을 불문하고 특정 기업의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려면 집합투자규약에 경영참여목적펀드인 것을 명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법 및 하위법규 개정내용 자료.

경영참여목적펀드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최대 결점이다. 과거 PEF는 위탁운용사(GP)가 금융기관일 경우 금융산업구조개선법 제24조(다른 회사의 주식소유한도)에 따라 사전 승인 절차를 밟아왔다. 이제 PEF 대신 경영참여목적펀드로 제도가 개편됐으나 새로운 비히클 역시 이 조항이 적용된다. 헤지펀드 하우스로 불리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는 법적 성격이 모두 금융기관이다.

A 변호사는 "알짜 딜일수록 투자 결정과 집행에서 속도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사전 승인을 거치면 통상적으로 3~4개월이 소요되는 건 물론 최종적으로 승인이 거부될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헤지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는 갑자기 엄격한 규제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헤지펀드 운용사가 활용해온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투자처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해도 별도의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 10%를 초과한 보유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만 제한될 뿐이었다. 경영참여목적펀드의 경우 사전 승인뿐 아니라 변경 보고, 경영참여 보고, 정기 보고, 업무집행사원 보고 등 각종 보고 의무가 추가된다.

지분 10%라는 기준이 펀드가 아닌 운용사를 잣대로 책정되는 것도 단연 악재다.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막론하고 하우스의 시각에 들어맞는 매력적 종목을 발굴할 경우가 있다. 이 때 운용 펀드 여럿이 서로 다른 시점에 개별적으로 투자를 벌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합산 주식이 지분 10%를 넘으면 모두 경영참여목적펀드로 조정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의 자본시장법 및 하위법규 개정내용 자료.

◇보유주식 처분도 속속 등장…사전 승인 세부절차, 실무진 혼선

금융 당국은 이미 설정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도 경영참여목적펀드로 운용할 경우 다시 승인 절차를 밟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투자처 지분의 의결권 행사 전 혹은 투자처 지분의 추가 취득 전까지 승인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운용사도 나오고 있다. 운용 펀드의 합산 지분율을 9.9%로 맞추고자 애쓰는 곳도 있다. 특정 기업 1곳에 모두 투자했지만 이들 펀드의 성격은 프로젝트펀드, 블라인드펀드 등 각양각색이다. 그럼에도 전부 경영참여목적펀드로 다시 승인을 받다가 돌발 이슈에 직면할까 봐 우려하고 있다.

경영참여목적펀드로 승인 절차를 거치는 과정도 애매모호한 대목이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과거 PEF 운용사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밟을 때는 출자자(LP)의 확약서(LOC) 등 세부 자료를 첨부해 왔다. 하지만 운용사는 PEF의 GP와 LP처럼 투자자(수익자)와 곧바로 접점을 이루지 않는다. 판매사를 매개로 삼고 있기에 기반 자료를 확보하는 게 사실상 쉽지 않다.

운용사 관계자는 "새로운 자본시장법이 이미 시행됐지만 아직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금융 당국이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헤지펀드 운용사 실무진은 혼선을 빚고 있으면서도 일단 첫 번째 희생양은 피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상장사의 투자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코스닥 중소기업이나 비상장사인 벤처기업, 스타트업엔 수백억원 대 투자가 아니어도 지분율이 10%를 넘어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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