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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산 해결사' 시멘트업계 탈석탄 이미 시작됐다 [공급망 시대, 위크 포인트는/원자재 리스크①] 유연탄 해외 의존도 100%···국내 발생 폐기물로 대체 확대 '박차'

양도웅 기자공개 2021-12-07 07:42:40

[편집자주]

요소수 사태는 저비용을 특징으로 하는 가치사슬로 얽혀 있는 글로벌 무역생태계가 공급망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에서 드러난 사건이라고 평가받는다. 요소수 사태로 촉발된 공급망 리스크에서 나아가 국내 산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주요 리스크를 살펴보고 대응책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1일 14: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깝고도 먼 산업 중 하나는 시멘트 산업이다. 시멘트가 원료인 콘크리트로 만든 공간(건물)에서 24시간 생활하지만 시멘트 산업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선 많은 이가 무관심하다. 특히 CNN까지 보도하며 이목이 쏠렸던 경상북도 의성군의 '쓰레기산'이 2년도 안 돼 말끔히 사라진 배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2019년 CNN은 경북 의성군에 있는 21만톤에 육박하는 불법 폐기물 더미를 집중 조명했다. 쌓인 폐기물의 높이는 5층 건물과 비슷한 15m, 면적은 축구 경기장(7500㎡)의 두 배였다. 당시 이 쓰레기산을 처리하는 데 덤프트럭 1만4000여대, 7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출처=쌍용C&E)

◇ 시멘트 업계가 쓰레기산 해결에 '1등 공신'이었던 이유

하지만 이 쓰레기산은 2021년 초 모두 치워졌다. 국내외 언론이 앞다퉈 보도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이처럼 '빠른 속도'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여러 원인을 꼽을 수 있지만 시멘트 업계를 빼놓을 순 없다. 쓰레기산으로 골머리를 앓은 의성군에서도 공개적으로 "일등공신은 시멘트 업체들"이라고 꼽을 정도이다.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네 단계이다. △석회석 채광 및 조쇄 △원료 혼합 및 분쇄 △소성 △시멘트 분쇄(완성)이다. 여기서 혼합 원료를 2000도로 가열해 각종 화학반응을 일으켜 시멘트 원료인 클링커(Clicker)를 제조하는 단계인 소성은 대량의 연료를 필요로 한다. 시멘트 업체들은 이 연료로 유연탄(석탄의 일종)을 사용한다.

문제는 유연탄이 두 가지의 심각한 단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100% 수입에 의존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연소 과정에서 황과 질소, 탄소 등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다량 배출한다는 점이다. 또한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90%가 이 소성 단계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다.

(참고=쌍용C&E, 한일시멘트 홈페이지)

두 문제 모두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급망 안정화'와 '친환경 산업'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주목받고 있지만, 일찌감치 시멘트 업계의 숙제로 꼽혀 왔다. 시멘트 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정부와 시장이 요구하기 전부터 갖고 있었다"며 "지금에서야 우리의 움직임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연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멘트 업체들이 택한 건 순환연료로의 전환이었다. 폐플라스틱과 폐타이어, 폐목재 등을 유연탄 대신 연료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시멘트 업체들이 '쓰레기산의 해결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일찌감치 채택한 이러한 친환경 전략 덕분이다. 일례로 국내 1위 쌍용C&E가 순환자원 활용에 관심을 보인 건 1990년대이다.

쌍용C&E 측은 "시멘트 업계는 환경부와 협력해 수개월간 (쓰레기산의) 전체 폐기물 중 51.5%를 연료 등으로 재활용했다"며 "이러한 성과에는 쌍용C&E가 (이미) 구축한 폐합성수지 재활용 설비가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가적인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유연탄은 전량 수입산이다. (출처=광물자원통계포털)

◇ 순환연료 사용 확대 '속도'···'수익성 방어'·'탄소 중립'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물론 순환연료로의 '완전한' 전환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필요한 설비 구축 등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쌍용C&E의 연료 사용량에서 순환연료 비중은 28%였고 유연탄 비중은 72%였다. 2016년 순환연료 비중이 18%(유연탄 비중 82%)였던 점과 비교하면 꾸준한 성장을 보인 셈이지만, 여전히 유연탄 비중은 높은 편이다.

유연탄 가격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유연탄 가격 변화에 따른 수익성 변동은 시멘트 업계의 해결되지 않는 고민거리이다. 시멘트 업계를 포함 국내 사용 유연탄은 전량 수입산이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호주산 유연탄이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유연탄 1억1538만톤 가운데 4474만톤이 호주산이었다(비중 38.8%).

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호주산 유연탄(FOB Austrailia Premium Low Vol) 가격은 2016년 12월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1톤당 3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엔 최근 10년 간의 최고치인 400달러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국내 2위 한일시멘트 측은 "최근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라며 "원가 상승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한국자원정보서비스)

최근 시멘트 업계는 약 7년 만에 판매가격을 인상하며 이러한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자 탄소중립의 핵심 전략이기도 한 '순환연료로의 전환=탈유연탄'에 더욱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긍정적인 점은 순환연료의 하나인 폐플라스틱을 국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배달 시장이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폐플라스틱 배출량은 2020년 전년 대비 19%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쓰레기산'에서 가늠할 수 있듯 한국은 진즉에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플라스틱 배출 국가이다.

시멘트 업계 다른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을 수거하고 분류하는 산업도 함께 발전한다면 순환연료 사용 비중을 더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시멘트 업계의 순환연료 사용 비중인 70% 정도까지만 도달해도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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