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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퇴임임원의 ‘컴백’

김선호 기자공개 2021-12-06 08:07:16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07: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정기인사가 발표되는 연말마다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 인사권을 쥐고 있는 오너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 국내 유통공룡의 지난 수년간 인사는 안개 속에 날아드는 칼을 연상케 했다. ‘세대교체·인적쇄신’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며 누가 물러날지 누가 등용될지 알 수가 없었다. 하마평의 적중률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신세계그룹 인사는 색달랐다. 동종업계와 같이 전체적으로는 세대교체가 단행됐지만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 등용됐다. 먼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에서 퇴임한 이석구 사장이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사업부문 대표로 복귀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임원을 다시 등용하는 깜짝 인사였지만 이때만 해도 이걸로 끝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 명 정도는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물러난 사람이 다시 복귀한다는 것은 승진보다도 힘들 뿐더러 매우 드문 일이다.

설마 이런 인사가 또 있을까라는 막연함은 올해 단행된 정기 인사에서 다시 깨졌다. 그 주인공은 손영식 신세계 대표다. 그는 2020년 말 신세계디에프 대표에서 물러난 후 고문으로 지냈다. 그리고 1년 만에 신세계디에프의 모기업 신세계 대표로 복귀했다.

인사 칼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신세계그룹은 오랜 경력을 지닌 퇴임 임원을 다시 등용하는 선택을 내렸다. 물러났더라도 ‘적임자’라고 판단되면 언제든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 배경이다.

보통은 임원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일정 기간 고문을 지낸 뒤 떠난다. 사실상 고문이라는 자리는 기업이 임원을 지낸 자에게 주는 배려이자 헤어짐을 위한 기간이다. 그러나 이 사장과 손 사장 사례는 이러한 관습적인 인식을 무너트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그룹의 고문이 경영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왕년에 이룬 성과’를 재현해낼 수 있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자기소개를 하고 다닌다는 전언이다.

이는 신(新)·구(舊) 간의 인사 경쟁구도로 비유되기도 한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신과 그 정상을 다시 넘볼 수 있게 된 구. 2022년 검은 호랑이 해인 임인년(壬寅年)의 인사 풍향계가 주목된다. 한 길 사람 속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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