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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CB 잡는 코스닥]1년간 돈 묶인 디지탈옵틱, 반대급부는 '80% 콜옵션'②수혜자들, 액면가 리픽싱 연동 잭팟 기회…소액주주 오버행 리스크 불가피

박창현 기자공개 2021-12-07 07:50:51

[편집자주]

코스닥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전환사채(CB) 판이 완전히 바뀐다. 지배력과 자산증식 지렛대로 활용됐던 콜옵션에 브레이크가 걸린 탓이다. 수혜자 면면 역시 다 밝혀야 한다. 전환가액 상향 조정도 의무화된다. 그만큼 안전판 두께가 얇아졌다. 바뀐 규정은 2021년 12월1일부터 적용된다. 마지막 과실을 따 먹을 기회는 남아있다. 최근 코스닥 CB 발행 공시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막차를 타야만 하는 기업들의 속내와 노림수를 더벨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09: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디지탈옵틱이 최소 1년간 돈이 묶이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배경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금 확보가 시급한 탓에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디지탈옵틱이 마냥 손해를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평가다. CB 물량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240억원 어치 확보했기 때문이다. 콜옵션 행사 후 CB 물량을 재매각하면 그 수혜자들은 전환가액이 액면가까지 조정되는 금융상품을 손에 쥐게 된다. 이에 누가 수혜자가 될지도 벌써부터 관심사다. 다만 콜옵션 수혜에서 소외되는 일반 소액주주들은 오버행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학 제품 전문기업 디지탈옵틱은 최근 300억원 규모의 26회차 CB를 발행했다. 운영자금 조달 목적이며 투자자는 메리츠증권이다.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CB가 발행됐다. 디지탈옵틱은 사채 발행과 동시에 유입 자금에 상당하는 권면총액의 유가증권을 사서 메리츠증권에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CB를 발행하지만 당장 쓸 수 있는 돈은 없는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300억원을 빌려주면서 그에 상응하는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전혀 없다. 이에 반해 주가 상승 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안전 장치는 다양하게 확보했다. 우선 발행 후 1개월 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고, 최저 조정 한도도 액면가액(1000원)로 정했다.

메리츠증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지만 디지탈옵틱 역시 믿는 구석이 하나 있다. 바로 권면총액의 80%까지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의 존재가 그것이다. 디지탈옵틱은 발행 후 1년 뒤인 내년 11월부터 최대 240억원 어치의 CB를 되살 수 있다.

CB 재매입 후 디지탈옵틱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두 개다. 먼저 매입한 CB를 재매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새로운 CB 투자자들은 1개월 전환가액 조정과 액면가 리픽싱 등 투자자 우위 조건들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두 번째 카드는 CB 소각이다. CB 소각 시 자금조달 효과도 사라진다.

시장에서는 워낙 26회차 CB의 투자 조건이 좋아 1년 뒤 디지탈옵틱이 재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벌써 누가 그 수혜자가 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초 디지탈옵틱 최대주주가 노블바이오로 변경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호 세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당근으로 활용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백계승 노블바이오 대표이사와 송성일 디지탈옵틱 대표이사, 김정인 대표이사 등 최고 경영진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안정적인 지배력 유지라는 명분 또한 확실하기 때문이다.

상당한 자산증식 효과도 기대된다. 당장 주가가 액면가인 1000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은 이상 손해를 보지 않는다. 여기에 주가 하락 후 반등에만 성공하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CB 규제 강화 직전에 26회차가 발행된 탓에 전환가액 상향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디지탈옵틱이 80% 콜옵션 조건이 없었다면 1년 뒤에나 자금을 쓸 수 있는 CB 발행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메리츠증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디지탈옵틱과 지배주주들도 확실한 반대급부를 챙긴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콜옵션 CB에서 소외되는 일반 소액주주들은 오버행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26회차를 포함한 디지탈옵틱 CB 총 잔액이 512억원에 달하고 전환 가능 주식수도 1100만주에 육박한다. 이는 현재 발행 주식 총수의 83%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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