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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상향 리픽싱 한도 '80%' 카드 급부상 당국 반응이 '남은 과제'…리픽싱 주기 차등적용 방안은 ‘백지화’

이민호 기자공개 2021-12-08 13:20:3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15: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주관사들이 투자매력 저하를 막기 위해 전환가액 상향조정 한도를 최초 전환가액의 100%보다 낮게 설정하는 묘안을 꺼내들었다. 시가 하락에 따라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떨어진 전환가액을 시가 재상승에도 최초 대비 80%까지만 올라오도록 정하는 식이다. 앞서 고안한 리픽싱(refixing) 주기 조정 카드는 금융감독원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상향조정 의무화가 이달 1일부터 시행되면서 메자닌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메자닌 투자전문 운용사들에 인수 의향을 묻는 주관사들의 문의도 뚝 끊겼다.

애초 매년 12월과 1월은 결산과 사업계획 수립 등의 이유로 메자닌 발행시장이 잠잠한 시기다. 하지만 최근 메자닌 발행수요 감소는 무엇보다 변화된 제도 시행 이후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주관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앞세워 11월말까지 메자닌 발행을 서둘러 마쳤기 때문이다.

현재 주관사들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재무적 부담을 우려한 발행사들이 여전히 제로(0%) 쿠폰금리를 고수하는 가운데 제도 변화를 반영해 전환가액 상향조정 조건을 삽입하면서도 투자매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관사들은 리픽싱 범위 차등 적용에 주목하고 있다. 전환가액 하향조정이 가능한 사모 CB에는 시가 재상승시 전환가액 상향조정 조건 자체는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다만 리픽싱 범위는 발행 당시 전환가액의 70~100% 이내에서 발행사의 이사회 결의로 결정하도록 돼있다.

이 때문에 주관사들은 '100% 이내'라는 조건에 주목하고 전환가액 상향조정 한도를 최초 전환가액의 100%보다 낮게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시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이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하락했다면 시가가 재상승하더라도 최초 전환가액의 80%까지만 올라오도록 정하는 식이다. 이미 법률적 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메자닌 투자전문 운용사 등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록 전환가액 상향조정이 없었던 과거보다는 수익폭이 줄겠지만 상한선이 부여되면 그만큼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향조정 한도가 보편화되면 하향조정 한도(70%)에 근접하도록 설정할 여지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이런 방안을 금융감독원이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는 큰 틀에서의 규제방향이 제시됐지만 세부사항을 제시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이유가 크다. 주관사에서 발행조건을 고안하면 금융감독원에 일일이 가능 여부를 묻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주관사들이 유력하게 논의했던 리픽싱 주기 차등 적용 방안은 금융감독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지난 5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전환가액 상향조정 의무화 계획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주관사와 자산운용사는 리픽싱 주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하향조정 주기가 매 3개월이라면 상향조정 주기는 매 6개월 또는 1년으로 길게 잡아 상향조정일 도래 이전에 낮은 전환가액 수준에서 엑시트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규정 개정에 따른 유의사항을 안내하면서 전환가액 하향조정과 상향조정 주기가 동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리픽싱 주기에 차등을 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전환가액 상향조정 한도를 최초 전환가액의 80%까지로 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하고 있지만 주관사, 발행사, 투자자 등 각 주체가 변화된 제도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해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연말 발행시장 정체를 감안하면 내년초부터 신규 제도의 영향을 받는 신규 CB에 대한 투자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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